'한 등(燈)의 전기라도 아낍시다.'
폭염이 10일 이상 지속되면서 대단지 아파트마다 전기 아끼기에 비상이 걸렸다.
에어컨 사용이 많아지면서 변압기가 과부하 수준을 연일 오르내리는데다 일부 단지에서는 이때문에 정전 사고도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2천800가구가 밀집한 대구 달서구 상인동의 한 아파트 단지는 관리사무실이 이달들어 각 가구마다 냉방기 설치 현황을 파악, 다른 집보다 과다한 전력사용이 있는지에 대해 단속아닌 단속(?)을 벌이고 각 동별 게시판에 절전을 유도하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또 지난 19일 밤 변압기의 전력 과부하때문에 정전돼 2천600여가구가 큰 불편을 겪었던 수성구 범물동의 한 아파트는 이후 관리사무소에서 전기의 과다 사용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방송을 매일 하고 있다.
관리 사무소 관계자는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반복되면서 단지내 전력사용이 급증, 언제 다시 정전사태가 있을지 몰라 절전방송과 함께 아파트 각 동 출입구에도 안내문을 붙였다"고 말했다.
특히 완공된지 10년이 지난 아파트 대부분은 건축 당시에 전력 용량이 충분했지만 이후 많은 가구가 에어컨을 설치한데다 1가구 2에어컨인 가구도 많아져 변압기 용량에 문제를 드러내고, 일부 노후된 아파트단지는 경비때문에 변압기 교체를 제때 하지 않아 잦은 정전을 빚고 있다.
입주 10년째인 대구 북구의 한 아파트 관계자는 "아직 정전 사고가 없지만 며칠전 변압기 용량이 한계에 달해 밤 11시쯤 '한등이라도 아껴달라'고 긴급 안내방송을 했다"며 "올 여름을 무사히 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낮 무더위에다 열대야까지 겹친 지난 22일을 전후, 대구에서만 5개 아파트단지에서 한밤에 정전 사고가 나 주민들이 고통을 겪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사상 최고치의 전력 사용량을 연일 갱신하고 있지만 전력공급 예비율이 아직 15%에 달해 전체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변압기를 자체 관리하는 아파트 단지의 경우 10년만에 찾아온 무더위로 인해 변압기 용량을 초과하는 곳도 일부 나타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전은 30일 2만9천900V의 고압전기를 공급받는 전국 9천920개 아파트에 대해 한전이 비용을 부담해 아파트내 변압기 등을 정밀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자연재해 등으로 아파트내 변압기가 고장나 상당시간 정전될 경우 이제까지는 임시연결 공급설비 공사비를 아파트 주민이 부담했으나 앞으로는 한전 부담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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