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기산면 노석리 도고산 산자락에 위치한 '냉굴'(冷窟)이 칠곡군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는 삼복더위가 시작되면 15℃의 차가운 냉기가 뿜어져 나와 주변을 시원하게 만든다.
'냉굴'에 대한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성주, 달성, 김천은 물론 대구 주민들도 소문을 듣고 몰려오고 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굴안에서 불어오는 자연바람은 에어컨 바람과 비교할 수 없다"며 명소예찬론을 편다.
냉굴주인 조성옥(76.칠곡군 기산면 노석리)씨는 냉굴의 시원한 바람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굴 입구에 '냉굴산장식당'을 차렸다.
식당 안에는 냉굴의 입구모습을 그대로 살려 몰려드는 손님들에게 선보인다.
백숙처럼 뜨거운 음식을 먹는 데도 전혀 땀이 나지 않는다.
삼복인 요즘은 점심시간 예약이 필수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30분에서 한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 등 휴일엔 오전 10시부터 손님들이 몰려와 저녁 때까지 이어진다.
굴 입구의 명당자리는 하루나 이틀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절대로 넘볼 수 없을 정도로 문전성시다.
이곳의 '냉굴'은 일제시대때 일본이 2차대전 전쟁물자를 조달하기 위해 금, 은을 채굴하던 곳이다.
냉굴은 생각보다 훨씬 길다.
가로, 세로 1.5m 정도인 굴크기는 막장까지 500미터의 깊이다.
당초엔 굴 끝지점까지 전등을 켜 놓았으나 요즘은 50m까지만 볼 수 있다.
주인 조 할아버지는 평생을 군대에서 생활한 직업군인이었다.
공군 상사로 제대한 뒤 80년대초 친구와 함께 이곳에서 금캐는 사업을 시작했다가 결국 이곳에 눌러 앉게 됐다.
"친구가 칠곡에 금광이 있는데 광산사업을 해보자고 권해서 사업을 시작했다가 결국 집 2채와 논밭 3천600평만 날렸지"라고 회상했다.
사업에 실패하자 친구는 야반도주했고, 조씨는 "광산은 안되고 찬바람 나는 굴을 이용하여 무엇이던 해보자"고 생각한 끝에 주변지역 땅을 사들여 식당으로 만들었다.
처음 식당을 차렸을 때엔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냉굴을 자유롭게 개방했었다.
그러나 굴안에 들어간 손님들이 곳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술을 먹고, 심지어 소변을 보는 등 폐해가 많아 3년만에 출입구를 철망으로 봉쇄해 버렸다.
조 할아버지는 "심지어 젊은 손님들은 굴안 깊은 곳까지 들어가 낯뜨거운 행각을 저지르는 등 도저히 개방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요즘 식당 운영은 둘째딸과 사위가 맡고 있다.
예약은 (054)971-6236.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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