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열린 김선일씨 피살사건 의혹규명 청문회에서는 그동안 언론보도나 감사원 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들은 외교통상부가 김씨 피랍사실의 은폐를 기도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앞으로 어떤 사실들이 추가로 밝혀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외교통상부와 가나무역이 김씨 피랍일자에 대해 조율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김씨 피랍사실을 알고도 숨기려했다는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우원식(禹元植) 의원이 이날 공개한 외교부 비문에 따르면 이라크 대사관이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에게 김씨의 피랍일자를 발설하지 않도록 조치한 것으로 밝혔다. 이 비문은 김씨의 피랍사실이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알려진 다음날인 6월22일 주이라크 한국 대사관이 외교부에 보낸 것으로 "김씨가 5월31일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돼 있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피랍일자가 5월31일임을 확인하고도 이를 공표하지 말도록 김 사장에 요구한 것이 아니냐"고 추궁하자 반기문(潘基文) 외교부 장관은 처음에는 비문의 존재를 부인하다가 우 의원이 재차 확인을 요구하자 그제서야 시인했다. 그러나 반 장관은 피랍일자가 여러번 번복되는데 따른 걱정에서 그렇게 한 것이지 숨기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고의은폐 의혹을 부인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또 김씨 피랍여부를 문의한 AP통신 기자가 당초 알려진 1명이 아니라 3명이며 외교부 직원의 회신까지 포함하면 양측이 모두 5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AP측의 전화문의를 받은 외교부 직원이 공보관실 정우진 외무관 이외에 더 있다는 것으로, 외교부의 고의은폐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AP통신의 서수경 기자는 "내가 정우진 외무관과 통화한 것 이외에 회사 동료인 최상훈, 이수정 기자도 외교부에 문의했다"고 증언, 외교부내 다른 직원들도 AP측과 통화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외교부측은 당일 외교부에 걸려온 AP측의 전화는 모두 4통이었으며 이중 정 외무관에 걸려온 전화만 김씨 피랍여부를 묻는 것이었다고 반박, 추가적인 사실확인 과제를 남겼다.
외교부 관계자는 "6월3일 AP측에서 걸려온 전화는 정 외무관과 301초, 부대변인실 비서에게 걸려온 11초, 북핵기획단 대표전화와 여권과 자동응답전화로 걸려온 것 등"이라며 "이중 정 외무관과 통화이외의 나머지 3통화는 해당부서의 성격으로 볼 때 김씨 피랍 여부와는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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