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피정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장소에서 명상과 묵상을 통해 '나'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웰빙' 열풍이 불면서 불교 사찰의 선 체험 프로그램이 각광받고 있으며 이에 못지 않게 가톨릭 신자들이 수도원이나 '피정의 집' 등에서 침묵을 지키며 자아 성찰을 하는 '피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피정(避靜)은 '피세정념(避世靜念)의 줄임말. 일상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묵상과 자기성찰, 기도 등을 통해 신앙 수련을 할 수 있는 고요한 장소로 떠나는 것을 말한다. 피정의 장소로는 성당이나 수도원, 피정의 집 등이 이용된다.

피정은 원래 그리스도교보다 더 오래 전부터 있었으나 예수 그리스도가 광야에서 45일간 단식하며 기도했던 일을 예수의 제자들이 본뜨면서 특별한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피정은 방학이 있는 여름과 겨울에 주로 집중된다. 특히 여름에는 웰빙 피서의 한가지 방편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성지순례와 피정, 휴가를 겸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에는 한티 피정의 집, 성 베네딕도 왜관 피정의 집, 갈평 피정의 집 등 6곳의 피정의 집이 운영 중이다.

평신도들의 단체 피정이 대부분이며 개인피정은 성직자나 수도자들이 많이 하는 편. 피정은 가족들이 함께하는 가족피정, 성소피정, 음악 피정, 성서피정 등 다양한 주제에 따라 이뤄진다. 최근에는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개인적으로 명상을 하려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대구대교구에서 가장 큰 규모인 한티 피정의 집은 최근 주말에만 보통 100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찾고 있다. 주중에도 피정을 하려는 예약 문의가 꾸준하다. 보통 2,3일 정도를 머무르며 단체 피정이 많지만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개인적으로 참가할 수도 있다.

단체 피정 중심으로 운영되는 성 베네딕도 왜관 피정의 집의 경우에도 개인피정을 희망하는 일반인들의 문의가 늘어나자 수도원에 마련된 손님의 집에서 '개인 피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피정은 대체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뤄지지만 침묵은 꼭 지켜야 한다.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잡생각을 하지 않는 내적 침묵도 요구된다.

대부분의 피정 장소가 교외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환경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일정에 맞춰 생활해도 되고 개인적으로 기도, 묵상, 성서읽기, 산책 등을 통해 신과의 대화나 내적 성숙을 체험할 수도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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