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병 환자들의 보금자리인 대구시 서구 애락보건병원의 이전 문제가 또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애락보건병원이 있는 서구 내당1동 주민 4천여명이 이전 촉구를 위한 서명운동에 나서면서 논란이 된 이전문제가 이전 예정지인 달성군 구지면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
6일 오전 달성군 구지면 사무소에서 열린 병원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80여명의 주민들은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이전을 강력히 반대했다.
병원 측은 발전기금 5억원 지원, 도로건설 등 '당근'을 제시하며 설득에 나섰지만 주민들의 완강한 거부의사를 꺾지는 못했다.
주민 김모(65.달성군 구지면 수리리)씨는 "오는 10월부터 달성 2차 산업단지가 본격적으로 조성되는데 애락보건병원이 지역으로 이전되면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며 "환자 대부분이 고령인 점을 고려, 굳이 이전할 필요가 없다"고 반대했다.
이에 대해 애락보건병원 측은 법적 투쟁도 불사, 이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류해경 재단이사장은 "10여년 전부터 애락병원 이전을 준비해 왔고 이미 1만 7천평에 해당하는 부지를 사들인 상태다"며 "환자들이 자기 집을 지어 가겠다는데 반대하는 행위는 지나친 지역이기주의다"고 이전의사를 분명히 했다.
애락보건병원은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생활.치료시설로 내당1동 2만여평의 부지에 1913년에 설립됐다. 이 병원에는 초기에 200여명의 원생이 생활했으나 현재는 34명만 머물고 있다.
그러나 설립 초기에는 대구의 외곽지였지만 이제는 도시 한가운데여서 도심 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다 노후된 시설과 소음.대기 등 각종 공해로 인해 생활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주민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사진 : 6일 달성군 구지면사무소에서 열린 애락보건병원 이전설명회. 이날 구지면 주민들은 병원이 옮겨오는 데 대해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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