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기 성공창업 사례

"틈새공략...복합불황도 문제없어"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장기 복합 불황. 창업시장도 한겨울을 맞고 있다.

하지만 불황 가운데서 '잘 나가는' 소상공인들이 적지 않다.

불황 중 성공한 이들은 한결같이 '평범한 창업 아이템'에서 성공을 캐고 있다.

그들은 특별한 아이템을 찾는다며 시간만 허비하지 말고 지금까지 충분히 알려진 아이템일지라도 새로운 틈새를 찾으면 성공 못할 까닭이 없다고 충고한다.

▨'신화'를 낳은 통닭

지난해 12월 대구 내당동에서 20평짜리 가게에 '달감치킨'이란 간판을 내걸었던 최성호(32)씨. 동네 통닭집으로 출발한 지 반년만에 그는 25개의 체인점을 거느린 '통닭 프랜차이즈 대표'로 올라섰다.

지난 6월엔 체인점 재료공급을 위한 공장까지 차렸다.

남들은 안된다고 아우성이지만 그는 이달안에 프랜차이즈 30호점을 낸다.

게다가 달감치킨 체인점은 대구를 넘어 구미 등 경북지역은 물론, 부산.울산 등에까지 퍼졌다.

"창업 아이템은 가장 대중적인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흔하다는 비판을 받을지 모르지만 수요자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을 골라야 실패 위험성이 적습니다.

"

최씨는 개업 1주일 만에 조류독감 파동을 맞았지만 조류독감도 달감치킨의 성장세를 꺾지는 못했다.

"점포설계부터 음식 냄새를 풍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닭을 튀기는 주방을 전면부에 내고 굴뚝을 길가 방향으로 설치, 지나는 사람들이 눈으로 보고, 음식 냄새를 맡도록 했습니다.

조리를 확 드러내놓고 하니까 조류독감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우리 가게를 믿고 찾게됐습니다.

"

한번 맛본 사람들이 다시 찾도록 만들기 위해 닭맛도 달리했다.

한약재 등 23가지 재료를 섞은 파우더를 사용, 처음 찾은 사람들도 대번에 '다른집과 다르다'는 말을 하게끔 만들었다.

통닭집에서 10가지가 넘는 재료를 넣은 파우더는 사실상 없다고 최씨는 전했다.

"개업 전 100명을 선정해 시식 행사를 가졌습니다.

95명이 '맛있다'고 하더군요. 이 통계를 갖고 가게문을 열었습니다.

구멍가게지만 정확하게 맞춰보고 시작해야합니다.

그리고 맛은 주인이 직접 챙겨야합니다.

"

달감치킨의 프라이드 치킨은 4천900원. 불황을 노려 가격을 낮춘 제품을 내놓은 것. 그는 불황속에서는 저가 전략을 써야 한다고 했다.

"보통 통닭집이 배달 위주지만 저희는 와서 먹는 손님이 주력입니다.

너도 나도 배달을 하지만 배달을 하면 인건비 때문에 이윤이 적습니다.

아이템은 가장 흔한 닭이지만 경영기법을 달리 하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낳을 수 있죠."

그는 창업희망자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불황일지라도 일정 부분의 수요는 꾸준히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최씨는 설명했다.

053)521-8650.

▨새 인생 닦은 수건

국세청공무원 출신인 박중규(45)씨는 지난해 1월 수건 전문점을 창업했다.

"뭐, 수건 장사? 이 친구야, 그 흔한 수건으로 밥벌이가 되냐"라는 주변의 걱정도 쏟아졌지만 그는 4천만원을 투자, 대구 반야월에서 창고형태의 가게를 열었다.

"주변의 걱정은 당연했죠. 수건은 정말 흔한 품목 아닙니까. 하지만 어떤 수건을 파느냐와 어떻게 파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항상 수요가 있는 수건시장인 만큼 제대로 된 물건을 갖고 효과적으로 팔면 실패할리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박씨는 흡수력이 면의 5배에 이른다는 '초극세사'로 만들어진 수건을 판매상품으로 정했다.

제품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창업에 나섰던 것.

개업 1년6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월평균 3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억5천여만원, 올해는 3억6천여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고형태에서 탈피, 최근엔 대구 중구 동산네거리에 '스포츠타올'이라는 상호의 점포도 냈다.

"'답답한 공무원'이 싫어 봉급쟁이 생활을 접었는데 외환위기때 레스토랑 창업 실패로 큰 돈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방황하다가 우연히 난전에서 팔리는 초극세사 제품을 보게됐습니다.

수건은 물론 행주, 밀대 매트, 걸레, 안경닦이 등으로 다양하게 쓰이는데 다른 재질의 제품보다 품질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더군요."

시장 조사를 해보니 초극세사 제품의 판로는 백화점 또는 난전이었다.

점포형태의 매장은 없었던 것. 그는 이 틈새를 공략했다.

"판로가 넓어지면서 대구'경북지역의 총판자격을 얻었습니다.

수건은 판촉물 시장의 한 축이어서 대량 납품이 가능해 이익률이 높습니다.

"

그는 장사는 마케팅이 생명이라고 했다.

앉아서 오는 손님만 기다려선 안된다는 것. 때문에 그의 일과표는 A4용지 1장을 가득 채울 만큼 빡빡하다.

"판촉물 수요가 많은 곳은 어디든지 다닙니다.

은행, 새마을금고 같은 금융기관이 주력 공략 대상입니다.

요즘은 웰빙열풍을 타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목욕타올 등의 수요가 많아 선물세트도 개발, 판매중입니다.

"

그는 새로운 물건을 탐색하러 다니는 것도 잊지말아야 한다고 했다.

시장이든 전시회든, 자주 보고 다녀야한다는 것이다.

"창업 아이템은 가까운 곳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가장 친숙한 곳에 정답이 있습니다.

" 053)254-1958.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사진: 평범한 아이템이지만 틈새공략으로 성장세를 이어 가고있는 최성호(왼쪽)씨와 박종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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