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도로를 움직이는 사람들-고속도로 순찰대

24시간 2교대 근무 직업병은 기본

지난 7월 23일 새벽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접수한 지령실 담당자는 즉각 305호 순찰대원에 출동 명령을 내렸다.

부산쪽으로 가던 승합차 운전자가 타이어가 펑크나면서 방향을 갑자기 돌리는 바람에 추월선으로 진입하던 4.5t 대형화물차와 충돌한 것.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던 승합차 운전자는 차량 밖으로 튕겨나갔다.

새벽 4시35분 지령실에서 사고를 접수한 후 4시56분 문상직 부대장이 현장을 지휘하고 사고 경위 조사를 실시하기까지 불과 24분, 숨가쁜 시간이었다.

경부선 155.4km 외에 관할구역 편도 366.47km, 순찰차량 33대, 외근 근무자 58명이 24시간 2교대로 근무하는 고속도로순찰대 제3지구대. 휴가철을 맞아 업무가 부쩍 많아졌다.

사고 발생신고와 함께 무인카메라 단속여부를 묻는 전화로 하루 종일 북새통이다.

지령실 담당 배수용(40) 경사는 "무인카메라에 놀랐다고 항의하고, 공사 때문에 늦어졌다고 항의한다"며 "심지어 초보 운전자의 운전 미숙을 탓하는 전화까지 걸려오는데 우리가 무슨 심심풀이 폰팅 대상도 아니고…"하며 말끝을 흐렸다.

이승호(38) 경사는 "날씨가 더워지면 전화가 더 많이 걸려온다"며 "짜증난 운전자들이 마치 화풀이하듯 일만 생기면 전화한다"고 하소연했다.

왜관에서 북대구까지 왕복 40km를 담당하는 328호 순찰대원 소병도(38) 경장과 권혁문(34) 순경. 소 경장은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것을 분명히 보고 단속했는데도 시치미를 뚝 떼는 운전자가 많다"며 "이제는 휴대전화에 기록된 통화 내역을 일일이 확인해가며 스티커를 발부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권 순경은 "많은 시민들이 갓길은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잠을 청하지만 영원히 잠들어 버릴 수 있는 곳이 바로 갓길"이라고 경고했다.

24시간 2교대인 이들은 하루 종일 차에 앉아 있다.

때문에 무릎이나 허리에 직업병 하나씩은 다 걸려있다.

식사 때에도 무전기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밤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톨게이트, 간이정류장, 휴게소 등지에서 실시하는 음주운전 단속도 순찰대원 몫이다.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 속에 3시간 동안 도로 위에 서 있는 자체가 고통이다.

경찰복에 야광안전띠까지 매고 있으면 찜질방에서 흘리는 땀보다 더 많다.

고속도로순찰대 김벽윤(57) 제3지구대장은 "휴가철이 되면 도로공사구간(동대구~영천 25km, 구미~추풍령 30km)이 상습적으로 밀린다"며 "시민들이 조금만 참고 양보해주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여행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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