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 제언-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민관심 필요하다

나는 대구 달서구 성서에 사는 지체1급 장애인이다.

며칠 전 출근길에 너무 황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해 이렇게 하소연한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는 2년 전 이사를 왔을때 장애인 주차구역은 한 곳도 없었다.

내가 이사 오면서 장애인 주차장이 3곳 만들어졌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장애인 주차구역을 차지해 버려 휠체어를 타고 드나드는 나는 공간이 좁아 차에서 내려 휠체어를 타고 들어 갈수도 없다.

아파트 주차자리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꼭 장애인 자리를 지켜줘야 한다는 마음은 없다.

힘은 들지만 다른 곳에 주차하면 된다.

그러나 이중, 삼중 주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출근길에 2중 주차가 되어 있어 경비아저씨에게 부탁을 했더니 사이드브레이크가 잠겨 있어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경비아저씨에게 내 차를 후진만 해주면 탈 수 있을것 같다고 하니까 관리사무소에 도움을 청하라고 말했다.

관리사무소에 갔더니 2층이었다.

나는 올라갈 수도 없는데.

결국 전화로 관리사무소에 협조를 얻어 방송으로 이중주차된 차를 빼내고서야 늦었지만 출근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이중주차가 되어 있을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경비아저씨마저 도움이 안된다면 우리 같은 장애인은 어떻게 아파트에서 살아갈 수 있겠나.

장애인 주차구역을 위반하면 벌금까지 내야 하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또 이용하기 힘든 위치에 만들어 놓고 있다.

그야말로 구색용으로 장애인 주차장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형식적인 곳이 많다.

아파트 장애인 주차구역이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나와 같은 중증 장애인들이 사회참여를 통해서 꿈을 실현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가 아니겠는가. 이를 위해서는 장애인들의 이동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

장혜정(대구시 신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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