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유가 시대...고추 건조도 못할 지경

"고추를 벌크에서 말리면 1근(600g)당 500원의 기름값이 소요돼 올해는 아예 마당에 20여평짜리 비닐하우스를 지어 놓고 그속에서 아내와 함께 비지땀을 쏟고 있습니다"

안동시 풍산면 상리3리 송인혁(61)씨. 올해는 지난 장마때 딱 한번 '벌크 건조기'를 돌려 고추를 건조한 후 지금껏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송씨는 "기름값은 예년에 비해 엄청나게 오르고 또 면세유량도 줄어들어 고추생산 농가들은 큰 어려움에 빠져 있지만 시중 건고추 시세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며 한숨지었다.

안동시 북후농협 주유소의 경우 예년 이맘때면 농가별로 벌크기 기름 배달에 정신이 없었으나 올해는 그리 바쁘지 않다.

이는 농가에서 고추를 건조할까, 말까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농가들은 지금 시중 시세가 근당 평균 4천300~4천500원 선에 불과한데, 벌크기에서 고추를 건조할 경우 자칫 기름값 (면세유기준. 200ℓ드럼당 9만3천원)을 제하고 나면 소득이 너무 없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상당수 농가들은 아예 수확을 조금 늦췄다가 10일부터 농협이 실시하는 홍고추 수매에 나설 채비들이다. 농협측은 홍고추의 경우 건조를 않고 생고추를 그대로 수매하기 때문에 가격은 다소 낮지만 기름값을 아낄 수 있어 올해 홍수출하를 예상했다.

또 일부 농가들은 그래도 건고추 시중 판매가 더 낫다는 판단에 따라 농협에서 2개월(60일) 외상 조건으로 기름을 구입해 가고 있다.

안동.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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