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소년 없는 청소년 수련관'

청소년들의 문화공간 마련을 위해 구.군에서 위탁 운영하는 청소년 수련관들이 노후된 시설, 교통 불편과 프로그램 부족 등으로 청소년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동구 신천1동에 위치한 '동구 청소년 문화의 집'의 경우 도서실과 인터넷 방 등을 갖추고 있지만 하루 이곳을 찾는 청소년 수는 30여명이 채 안된다.

김두정(28) 사무장은 "문화의 집이 동구 안에서 너무 외진 곳에 떨어져있고 교통편이 지하철 밖에 없어 타지역 청소년들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자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힘들어 외부 행사를 주로 기획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서구 이현공원 내 위치한 서구 청소년 수련관은 이름을 인근 주민이나 노인 이용객이 많아 아예 노인 수련관으로 이름을 바꿔야 할 상황.

정모(18.ㄷ고)군은 "한동안 친구들과 수영장을 자주 찾았지만 오전 6,7시와 오후 7,8시에는 셔틀버스가 운영되지 않아 이용을 포기했다"며 "요즘은 마음편한 일반 수영장이나 학교 운동장을 즐겨 찾는다"고 했다.

주부 등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강좌 프로그램도 구색 맞추기 수준으로 수강인원에 비해 강의료로 나가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수련관들이 만성적자에 허덕이며 운영난을 겪고 있다.

개관 이후 4년째 적자를 거듭하고 있는 서구청소년 수련관은 공연연습실, 창작공방 등 청소년시설과 수영장, 문화센터를 갖추고 있지만 수입원은 유료 수영장과 매년 구청에서 받는 1천200만원의 보조금이 전부여서 프로그램 개발 등에는 엄도를 내지 못하고 실정이다.

수성구 황금동에 있는 수성구 청소년수련관 역시 2002년 9천만원, 2003년에는 7천만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내년 5월에 있을 계약에 참여하는 업체가 있을지조차 의문시되고 있다.

청소년지도사 김제원씨는 "중앙정부, 시, 구청에서 운영비를 보조하고 있지만 전체 사업비의 23%수준에 그치는 데다 일반 사업장으로 분류, 세제 혜택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창희 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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