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밖에서 배운다-여름별자리 기행

'밤하늘에 수놓아진 별자리 화첩.'

언덕에 팔베개를 하고 누워 눈 앞에 펼쳐지는 여름 밤하늘의 별들을 보고 있으면 지구 밖 우주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수 백년에서 수 천년 전의 세상인 과거에서 날아와 끊임없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별들, 그리고 그 별들에 얽힌 이야기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동심의 세계로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도심에서는 혼탁한 공기로 인해 별보기가 어려워졌지만,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밤하늘에서 펼쳐지는 우주의 신비와 마주할 수 있다.

'나는 어느 별에서 왔을까.' 망원경과 별자리 책자를 들고, 온 가족이 여름철 별자리 여행을 떠나보자.

지난달 27일 오후 3시30분쯤. 체험교육팀은 별자리 체험을 위해 대구에서 2시간여를 달려 예천 나일성 천문대를 찾았다.

해가 지려면 이른 시각. 우선 천문전시관부터 살펴보기로 했다.

"막대의 그림자가 북쪽에 있으면 몇시죠?"

천문대 김이섭 강사가 해시계를 가리키며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12시요." 아이들의 거침없는 대답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김 강사가 해시계 가까이로 아이들을 불러모았다.

"숫자대신 시계 주위에 그림이 그려져 있어요." 신기한 듯 한 아이가 질문을 던지자 김 강사는 "자축인묘... 열두띠를 그림에 세겨 놓은 것이에요. 12시간을 12지간으로 표시한 것이죠."

전시장에 자리한 원시시대의 암각화에 그려진 북두칠성과 별자리들, 또 조선 숙종 때의 '헬리혜성'에 대한 그림 문서 등은 옛 선조들의 우주과학에 대한 관심을 엿보게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천문지도 '천상열차분열지도'가 시선을 끌었다.

발길을 예천 어린이우주과학관으로 옮겼다.

바로 옆에 아담한 2층 건물로 지어진 이곳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시작으로 태양계, 우리 은하 등 우주 전체의 모습을 엿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우주는 얼마나 커요?" 아이들의 호기심이 발동했다.

김경호 체험교육컨설턴트는 "빛이 1초에 30만km를 가는데(지구 둘레는 4만km) 지구에서 태양까지 가는데 8분20초, 그리고 태양계에서 가장 먼 명왕성까지는 5시간27분이 걸려요"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지구에 가장 최근에 도착한 별이 빛의 속도로 4년 전에 날아온 것이라고 해요. 우리가 보는 북극성은 800년전에 보낸 빛은 지금 보는 것이죠."

김경호씨는 또 "우주는 은하계라고 불리는 큰 집단으로 구성돼 있는데, 우리 은하계는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 약 2천억개가 있어요. 그런데 이런 은하계가 우주에는 1천억개가 있고 다시 그 은하계에는 최소 1천억개 이상의 별들이 있어요."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아이들은 그제서야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곳에서는 별을 보기전 사전학습인 가상 별자리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스타리나이트'로 별의 움직임과 별의 확대, 별자리 체계를 미리 학습할 수 있었다.

마침 이곳을 찾은 충남대 이음삼교수가 아이들에게 "스타는 스스로 타는 별"이라며 "별은 스스로 타고 또 수소가 타서 헬륨을 만들어 빛을 낸다"고 설명해줬다.

오후 8시30분쯤. 날이 어두워지자 옥상으로 올라가 돗자리를 깔고 누웠다.

김경호씨가 아이들에게 여름철 별자리 찾는 방법을 설명해주면서 "거문고 자리에 있는 직녀성(베가)부터 찾아보자"고 했다.

별자리기 쉽게 분간되지 않았지만 다행히 미리 가져간 별자리 책자가 도움이 됐다.

하나둘씩 별자리를 찾자 김경호씨의 별자리 이야기가 이어졌다.

"베가성은 북반구에서 세 번째로 밝은 별인데 다른 별의 등급을 매기는 기준별이 됩니다.

"&nb 김경호씨는 베가성을 0등급으로 하고 빛의 밝기에 따라 1,2,3 등으로 각각의 별들에 대한 등급을 매기는데 이 별은 태양 크기의 약 3배가 되며, 지구로부터 약 26광년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망원경으로 별자리 관측을 해봤다.

백조자리는 눈으로보니 머릿부분이 하나로 보였지만 막상 망원경으로 보니 노란색과 흰색의 두가지 별로 이뤄져 있었다.

흰색(백색왜성)은 별의 에너지가 다되어 스스로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대구에서 예천 나일성천문대 및 어린이우주과학관을 가려면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서안동 인터체인지에서 내려 예천 가는 국도로 갈아탄 다음 예천읍을 지나 영주방면으로 7km쯤 가면 오른쪽에 나온다.

www.portsky.net 054)654-1710.

글.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진행.김경호체험교육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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