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하는 여학생에서부터 시장바구니에 물건을 가득 싣고 거리를 달리는 아주머니까지 상주지방에는 거리마다, 골목마다 은륜(銀輪)의 행렬이 이어진다.
상주지역 시민들이 타고 다니는 자전거는 총 8만5천여대. 시민들의 절반 정도가 출.퇴근 및 등.하교시 자전거를 이용하는 등 생활전반에 확대되어 있어 상주를 자전거 도시라고 할 정도다.
이 같은 명성에 걸맞게 전국 최초로 지난 2002년 10월 개관한 상주 자전거 박물관. 상주 시내에서 충북 보은 방향으로 25번 국도를 따라 조금만 가면 남장 폐교에 세워진 이 박물관에는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평일에는 하루 500여명, 주말에는 1천여명의 관람객들이 찾아 테마관광지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이 박물관에는 초기 자전거 모형 전시실을 비롯해 이색 자전거, 현대 자전거, 자전거 체험실, 홍보관 등으로 꾸며져 자전거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다.
자전거 역사는 '드라이지네'부터 시작됐다.
독일의 K. 드라이스가 1813년 목마에 바퀴를 부착한 후 이륜차로 개량해 만든 것이 '드라이지네'다.
목제 자전거의 복제품인 세계 최초의 이 자전거는 몸통과 핸들바, 끈으로 당기는 브레이크, 안장 등이 갖춰져 있으나 페달이 없어 좌우로 발을 번갈아 땅을 차서 앞으로 나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또 1839년 영국의 K. 맥밀런이 발명한 최초의 페달식 자전거와 1860년 크랭크 앞바퀴가 직접 고정된 페달식 자전거로 실용화된 '미쇼형 자전거', 자전거 앞바퀴가 유별나게 큰 1890년대 영국의 제임스 스탈리와 윌리엄 힐만이 발명한 '어디너리' 등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색자전거 코너에는 월드컵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축구공 자전거를 비롯해 외발 자전거, 원숭이 자전거, 누워서 타는 자전거, 체인없는 자전거, 3층'5층 자전거 등 독특하고 기이한 자전거들이 볼거리를 더해주고 있다.
현대 자전거 코너에는 MTB용과 묘기용 자전거(BMX), 경주용 사이클, 자동변속 자전거 등 현대식 자전거가 망라돼 있다.
또 자전거 역사관에는 우편배달부.술배달.짐배달 자전거 등이 전시돼 어른들에게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자전거 체험실에는 자전거의 작동원리를 이용, 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자전거 하이킹, 페달을 돌려 전기를 발생시키는 자전거 발전기, 자전거를 탈 때 인체골격의 움직임을 체험할 수 있는 골격운동 장치등이 있어 직접체험을 할 수가 있다.
이밖에도 상주시 인평동 조성채(76)씨가 박물관에 기증하기 전까지 타고 다녔던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1947년 생산된 자전거, 자전거 선수로 명성을 떨친 엄복동.박상현 선수의 사진과 상주에서 1950년부터 자전거포를 운영하면서 기증한 김수길씨의 '자전거포 장부' 등 각종 자료와 책자등도 전시돼 있다.
전시장 밖에선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힘든 오디너리형 Q바이크, 캥거루 자전거, 보드런너, 2인승 자전거 등 200여대를 비치해 놓았다.
관람객들은 이들 자전거를 대여 받아 천년고찰 남장사와 상주지역 최대의 곶감마을 등을 돌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현장체험 학습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김정훈(45.대구시 신암동)씨는 "자전거 박물관에서 자전거의 모든 것을 알아보고, 2인용 자전거를 빌어 가족과 함께 한 자전거 타기 체험은 가족을 한덩어리로 묶는 역할을 했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여름휴가를 고향에서 보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안미영(여32.여.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씨는 "남편은 어머니를 태우고, 나는 아이를 태우고 남장사를 돌아본 현장체험은 좋은 추억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상주시청 이새근 새마을과장은 "관람객들을 위해 보다 많은 전시용 자전거와 이색 자전거를 구입하는 등 손님맞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상주.박종국기자 jk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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