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고교 평준화 논쟁-문제점과 대안

지역·학교간 격차해소'관건'

한국교육개발원이 '포항지역 고교 평준화가 불가피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 평준화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포항시 평준화추진위 측은 이를 근거로 경북도교육청에 추진 일정 공개를 요구하며 지난 6일부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한 달 이내에 제도개선을 위한 조직을 구성, 향후 추진방향 및 일정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에 나타난 문제점과 평준화 추진위 측이 제시하는 대안을 살펴본다.

◇평준화 도입의 문제점

교육개발원은 "평준화를 실시하려면 해당 지역내 일반계 고교가 지역적으로 고르게 분포해야 하고, 학생들이 대중교통으로 통학이 가능해야 한다"며 "하지만 포항지역은 지역간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학군문제=교육개발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포항시 외곽 지역은 일반계 고교가 부족해, 일괄적인 학군 설정에 어려움이 많다.

또 학군 설정 방식과 관련, 포항 내에서도 지역별로 의견이 다르다.

남구와 읍면 지역은 포항시 전역을 단일 학군화 할 것을 희망하지만, 북구와 동구 지역은 읍면을 제외한 과거 포항시내 지역만으로 평준화 학군에 포함시킬 것을 희망한다.

기피 학교에 배정될 경우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교육격차=고교 평준화를 실시하려면 해당 지역의 지역간, 학교간 교육격차가 없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포항 지역 고교의 시설은 공·사립간 많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공립보다 사립고의 교육시설이 열악하고, 사립학교간에도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특별교실 확보 수준은 사립간에도 큰 차이가 있다.

교원 편의시설이나 체육·집회 공간의 경우 일부 사립학교는 확보율이 극히 저조하다.

학교별로 학생들의 학력격차도 심하다.

포항지역 A 학교의 경우 총점 500점 만점에 456점인데 반해, K학교는 159점에 불과하다.

물론 이는 학교간 교육격차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학교간 서열화에 따른 문제점으로 볼 수도 있다.

△상향식 평준화=교육개발원은 포항지역 고교 평준화는 불가피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향후 수년간 지역간·학교간 교육여건 격차를 집중적으로 보완한 뒤 포항시 전역을 단일 학군으로 하는 평준화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교육개발원은 "평준화 정책의 참 이념을 실현하려면 교원, 교육시설, 재정 등 학교운영 전반이 상향 평준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점에 대한 대안

포항시 평준화추진위 측은 학군과 학력격차 등에 대해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한다.

평준화추진위 측이 제시하는 해결방안을 살펴본다.

△학군문제=포항시 평준화추진위 측은 평준화 적용대상 고교 설정은 학부모 의견에 따를 것을 제안한다.

이에 따르면 옛 포항시(영일군 제외) 소재 일반계 고교는 평준화 실시 대상 고교에 포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단 시외곽지 일반계 고교는 타도시의 사례를 참조하면서 근거리 배정 원칙에 따른다.

또 이들 고교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은 인근 초.중학교 학부모들의 입장을 고려, 학부모들이 평준화 적용 대상학교 포함여부를 결정하게 한다는 것이다.

평준화추진위가 지난 2002년 포항시 초.중.고 학교운영위원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체로 포항시내에 다소 가까운 오천고와 영일고는 포함하되 인문계 성격이 약하고 학생수가 극히 적은 기계종고, 구룡포종고, 구룡포여종고, 죽장고는 제외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평준화추진위 측은 또 포항시를 단일 학군으로 한 뒤 고교군을 4구역으로 세분해 출신중학교 또는 학생주소를 기준으로 근거리 순으로 배정할 것을 제안한다.

이 경우 시내버스 노선을 일부 조정하면서 시외곽에서 시내(학교가 밀집된 우현동쪽으로)로 거두어 오는 방식을 택한다.

이렇게 할 경우 평준화반대 측이 주장하는 장성동 학생이 오천고에 배정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격차=현재의 교육격차는 상당부분 학교간 서열화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몇몇 학교의 경우 학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일반계 고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진학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평준화가 시행되더라도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평준화를 계기로 시설 개선비를 대폭 지원하면 교육환경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외에도 외국어고교, 특수목적고, 대안학교 등으로 전환, 발전시킨다면 학생유치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임성남.조두진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