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칼 없는 뇌수술법 '감마나이프'

20세기 중반까지 뇌수술은 외과용 칼을 사용해 머리를 절개하는 방법뿐이었다.

이 수술은 정확성은 있지만 여러 합병증을 감수해야 하는 단점을 갖고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것이 칼을 사용하지 않는 감마나이프(Gamma-Knife) 수술이다.

이 수술은 지난 1951년 스웨덴 신경외과 의사 렉셀(Lars Leksell)에 의해 고안됐다.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외부에서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쪼여 뇌의 문제 부위를 치료하는 것이다.

감마나이프는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전 세계에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세계 각지의 병원에 190여대가 설치돼 있다.

지금까지 20만명 이상의 환자가 수술을 받았고, 그 수는 해마다 계속 늘어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최초로 경북대병원이 지난 6월 감마나이프 설치를 위한 기공식을 가졌고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9번째로 감마나이프 센터가 운영되는 것이다.

이는 난치성 뇌질환의 치료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지역에는 감마나이프가 없어 수많은 환자들이 서울의 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환자나 가족들에게는 경제적이나 시간적으로 큰 부담이 돼 왔다.

경북대병원이 도입하는 기종은 국내 병원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기존 감마나이프를 개량한 최신 모델인 '감마나이프 타입 C'이다.

이 모델은 최근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방사선 수술 관련 첨단기술들을 적용한 새로운 형태로 수술의 전 과정을 컴퓨터로 조정하는 완전 자동화 시스템이다.

또 과거의 수동방식을 자동화한 것이 특징으로 병변(질환의 원인이 되는 곳) 위치의 설정, 방사선 조사(照射)시간 등이 자동화돼 있어 기계적인 실수를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

방사선 조사시간도 0.1분에서 0.01분으로 세분화되어 정확도와 안전성이 크게 증가됐다.

감마나이프는 실제로는 수술용 칼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수술과 같은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감마나이프는 여러 종류의 뇌졸중 및 중풍 환자, 뇌동정맥기형, 전이성 뇌종양 등의 경우, 특히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 치료법으로 추천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거의 모든 종류의 뇌종양, 뇌혈관 기형에서 치료법으로 고려될 수 있다.

최근에는 3차신경통, 간질 등 일부 기능적 뇌질환의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감마나이프 수술은 뇌의 질병 부위만 적당량의 방사선을 쬐어서 치료하며 주위의 정상조직은 방사선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 국소마취만으로 시술하기 때문에 전신마취에 따르는 위험부담도 전혀 없다.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시술하기 때문에 수술에 따르는 부작용이 많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수술 당일 바로 퇴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떤 종류의 뇌종양에 대한 감마나이프 수술은 머리를 열고 수술하는 치료에 버금가는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감마나이프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기존 수술과 병행함으로써 전체적인 뇌질환 환자의 치료효과를 높이고 합병증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함인석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사진: 감마나이프로 수술 받을때 환자의 머리에 씌우는 도구. 감마방사선은 이 도구의 구멍을 통해 질병의 원인이 되는 부위를 조사해 뇌질환을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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