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땅'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 지상 최대
의 스포츠제전에서도 남북한은 또 한번 '원코리아'를 합창하는 감격의 드라마를 연
출했다.
14일 웅장한 자태를 뽐낸 채 신비로운 개막식 공연이 펼쳐진 아테네시내 올림픽
스타디움.
그리스신화를 한편의 그림책으로 보는 듯한 환상적인 공연의 여운이 채 가시 전
에 시작된 선수단 행렬에서 남북이 손에 손을 맞잡고 벌인 화합과 평화의 행진은 개
막식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하이라이트로 손색이 없었다.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인 남북 선수단은 전체 202개 참가국중 그리스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84번째로 스타디움에 들어섰고 피켓 바로 뒤에서 대열을 선도한 대형
한반도기는 허공에 힘차게 펄럭이며 하나된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남북 공동기수로 나선 여자배구 선수 구민정과 북한 농구 감독 경력의 김성호는
서로 팔을 'Ⅹ'자로 교차한 채 한반도기를 마주잡아 한민족의 단결을 과시했다.
공동기수는 환한 얼굴로 정답게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한반도기를 힘차게 흔들
었고 선수단이 스타디움에 들어서자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안
겔로풀로스 다스칼라키 대회 조직위원장 등 귀빈도 자리에서 일어나 경의를 표했다.
또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7만5천여명의 관중들도 뜨거운 박수와 함성으로 2000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5번째 이뤄진 화합과 평화의 힘찬 발걸음에 축하를 보냈다.
바로 뒤에 선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문재덕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
장도 맞잡은 손을 하늘에 높이 치켜들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의 남북 단일팀 구
성의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알렸다.
남북 선수단장과 NOC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꼬리를 문 선수들의 행렬도 한판의
흥겨운 축제를 연상케 하는 정겹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일색이었다.
남자는 푸른색 상의, 여자는 붉은색 상의를 차려 입었고 베이지색 바지와 스커
트로 복장을 통일한 선수들은 남북을 구분하지 않고 사이 사이에 자유분방하게 대열
을 이룬 채 축제를 즐기는 듯 밝은 얼굴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선수들은 어둠이 가시면 남북이 메달을 놓고 양보없는 경쟁을 벌여야 하지만 이
순간만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추억으로 남기려는 듯 꽉 잡은 손을 놓지 못하고 진
한 동포애를 가슴깊이 아로 새겼다.(아테네=연합뉴스) (사진설명) 14일 새벽(한국시간) 아테네 주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동시 입장하고 있다. (아테네=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