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국무역 공개매각 결정

내달말 우선협상자 선정

동국무역 구미와 대구공장이 매각될 것으로 보여 국내 화섬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한때 폴리에스테르 생산 능력 세계 1위까지 올랐다가 무리한 사업 확장이 화근이 돼 지난 1997년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대상 기업으로 선정된 동국무역이 최근 채권단 회의를 통해 공개입찰 매각을 결정했다.

12일 주채권은행(제일은행)은 공적자금 회수 차원에서 동국무역 지분 88.9%와 전환사채 7천500억원어치 상당을 매각, 오는 9월 16일 본입찰을 한 뒤 월말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판덱스 생산량 세계 3위 위치를 고수하며, 연간 18만t 규모의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하고 있는 동국무역이 과연 어디로 넘어갈 것이냐를 두고 국내 화섬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단 (주)효성이 동국무역 구미공장에서 생산하는 스판덱스 부문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6만t 규모의 스판덱스를 생산하며 이 분야 세계 2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효성은 연간 3만8천t 수준의 동국무역 스판덱스를 인수할 경우 듀폰 섬유분야를 인수한 다국적기업 코크를 제치고 단숨에 세계 1위의 고지에 올라서게 된다.

동국무역은 워크아웃 이후 동국합섬.동국방직.동국화섬 등을 통합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 지난 한해 동안 8천432억원의 매출액에 당기순이익만 258억원을 올리는 등 경영상태를 차츰 호전시키고 있다.

하지만 실제 매각까지는 변수가 많다.

대구 비산염색공단 내 공장에서 다량 생산되고 있는 차도르(이란 여성들이 온몸을 가리는 천) 등 동국무역의 또 다른 주 아이템, 폴리에스테르 원사는 중국과의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 인수를 꺼리는 경향이 적지 않기 때문.

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은 폴리에스테르 원사만 따로 팔기가 쉽지 않아 일괄매각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코오롱.효성.새한 등 화섬 대기업들은 비(非)섬유, 기능성 섬유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내 화섬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일반 폴리에스테르 원사 매각은 다소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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