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내가 만난 인도

인도여행을 다녀왔거나 추천하는 사람들은 흔히 인도를 철학의 나라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인도는 힌두교와 불교를 탄생하게 한 나라이며 그외에도 수많은 종교가 존재하는 나라이다.

원래 인도에는 '종교'라는 말이 없었다고 한다.

삶이 종교와 하나가 되어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이른 새벽부터 잠들 때까지 신앙심을 실천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살아가는 것 자체가 신에 대한 믿음을 증거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의 정신적 스승인 간디를 비롯하여 국적과 종교를 초월해 신의 사랑을 실천한 테레사 수녀가 평생을 바친 곳이기도 하다.

라즈니쉬를 비롯하여 세계 영적 지도자 중의 하나인 달라이 라마 등 수많은 사상가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명상과 요가를 배우기 우해 몰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만난 인도는 다른 모습도 가지고 있었다.

외국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릭샤'는 엉뚱한 곳에 데려다주고 돈만 챙겨 달아나기 일쑤였다.

식당의 '주문'은 두세 번 재촉해야 겨우 요리를 시작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관광지에는 먹을 것을 사달라는 맨발의 아이들과 아기를 안은 채 가식적인 웃음을 흘리는 어린 어머니들이 길을 막는다.

거리 구석에는 손과 발이 성치 않은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건네며, 온갖 경적소리와 매연이 거리를 가득 채운다.

비록 짧은 여행이지만 나름대로의 결론이 필요했다.

결국 나는 인도를 '철학을 하게 하는 나라'라고 결론을 내려야겠다.

모든 국민이 종교를 가지고 있으며, 위대한 정신적 스승들을 가진 나라, 그러면서도 온갖 상술과 속임수, 거지, 소음과 매연이 함께 존재하는 이곳은 누구에게나 철학하기를 권하는 나라인 것 같다.

인도는 자신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생각하게 하는 곳이다.

물론 여행 중에 받게 되는 감동과 흘리게 될 눈물은 공짜가 아니다.

'인도에는 공짜가 없다'라는 말을 잊지 말아야겠다.

박준형 (두류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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