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 배드민턴 남복 金 김동문-하태권

"경민이랑도 땄으면 좋았을텐데..."

아테네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사상 처음 한국 선수들끼리 결승 대결을 벌여 금메달을 목에 건 남자복식 김동문(29)-하태권(29.이상 삼성전기)조는 20일(이하 한국시간) 경기 직후 22년 단짝 친구답게 금메달이 다 상대방 덕분이라며 서로를 치켜세우기에 바빴다.

라경민(대교눈높이)과 함께 세계 최강의 혼합듀오를 이뤄 금메달 획득이 유력했다가 탈락의 충격을 맛본 김동문은 이날 라경민이 여자복식에서도 준결승에서 탈락하자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소감은.

▲(김동문) 혼합복식에서 졌을 때는 정말 앞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태권이가 옆에서 '잠시 묻어두고 경기하러 나가자'고 해 '아 여기가 끝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태권) 모든 영광을 파트너 동문이에게 돌리겠다. 시드니올림픽 때 비슷한 상황에서는 이겨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나보다 월등한 기량을 가진 동문이가 다 잘해준 덕분이다. (김동문을 쳐다보며) 고맙다 동문아.

--라경민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김동문) 오늘 여자복식에서 결승에 올라갔으면 마음 부담갖지 말고 최선을 다해달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었는데 이제 뭐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정말 이길 줄 알았는데...

--김동문이 혼합복식에서 떨어진 날 어떻게 위로해줬나.

▲(하태권) 마음이 아프겠지만 경민이 대신 금메달을 따 주자고 했다.

--누구에게 기쁨을 전하고 싶나.

▲(김동문.하태권)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대표팀 동료들의 덕분이다.

--22년 동안 단짝으로 지냈는데 서로 얼굴 붉힌 적은 없나.

▲(김동문) 크게 싸워본 적은 정말 없다. 물론 사소한 일로 다툴 때야 당연히 있지 않았겠느냐.

--선배조와 결승에서 맞붙은 느낌이 어땠나.

▲(김동문) 우리끼리 정상에서 겨룬다는 건 정말 비정한 승부다. 다른 대회에서도 그랬지만 정말 힘들었다

(아테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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