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안남숙(39)씨는 최근 개관한 동구문화체육회관 공연장의 2억원짜리 초대형(가로 17m×세로 9m) 무대막 미술작품을 완성했다.
동구청 심사를 통해 그녀의 작품이 선정됐고, 이를 바탕으로 200여 가지 색실로 짠 무대막이 올려진 것이다.
팔공산과 금호강을 배경으로 동구 구화인 철쭉과 떠오르는 해 등 경관이 지역색을 잘 살렸다는 평이다.
안 화백은 "그림을 수공예로 옮기는 과정에서 수차례 색깔과 구성을 바로잡은 끝에 두달여 만에 완성됐다"고 했다.
그녀의 작품은 한국적 정서가 물씬 풍긴다.
서양화과에 입학한 뒤 첫 그룹전에서 '유럽 모 화가의 작품과 닮았다.
서양화는 상당수 외국작품 아류다'란 관객들의 반응에 충격을 받고 2학년 때 동양화과로 옮겼다.
"가장 한국적인 그림이 세계적인 그림일 수 있다는 인식에 한국화에 푹 빠져들었다"고 했다
그녀는 작품구상을 위해 늘 박물관과 궁중예복 패션쇼를 자주 찾는다.
어릴 적, 그녀의 그림사랑은 녹녹지 않았다.
독실한 유교집안에서 '딴따라와 환쟁이는 절대 안된다'는 아버지의 엄명에 미술학원은 엄두도 못냈다.
대신 부모 몰래 학교에 남아 미술실 바닥을 헤집으며 애착을 버리지 않은 덕택에 미술대학에 갈 수 있었다.
대학졸업 5년 만에 대학원에 진학했고, 이후 대구와 경북 미술대전 공모에 잇따라 특·입선했다.
당초 어둡고 갖힌 공간의 여성에서 화려한 채색을 곁들인 꽃, 풍경, 여인의 미 등 작품세계도 바뀌었다.
지난해 5월엔 그녀의 작품세계와 열정을 이해한 사람들로 개인후원회까지 결성돼 큰 힘이 되고 있다.
안씨는 "수십년 후 기반을 잡는다면 세계 6대주에 미술관을 건립해 국제적인 교류를 해보는 게 소원"이라며 야무진 꿈을 밝혔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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