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예가 이태영씨 '훌륭한 오카리나 제작자 배출희망'

"국내 오카리나 제작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기 위해서입니다.

제 오카리나 제작 교실에서 훌륭한 오카리나 제작자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

도예가 이태영(41)씨가 최근 그의 시골집이자 작업장인 포항시 북구 청하면 청계리에서 대구.경북에서는 처음으로 '오카리나 제작 교실'을 열었다.

첫 입학생은 모두 10명. 2박3일간 함께 숙식하면서 실습 위주의 교육을 한다.

이탈리아어로 '거위 새끼'란 뜻인 '오카리나'는 우리말로는 '흙피리'로 부른다.

즉 도자기를 만드는 흙으로 빚어 구멍을 뚫은 후 가마로 구운 거위 새끼 모양의 폐관악기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연주 붐이 일기 시작한 오카리나는 지금은 일정 규모 이상의 합주단에서는 연주자가 빠지지 않을 정도다.

수년 전부터 동호인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

도예가 이씨가 오카리나에 빠져든 이유가 궁금했다.

이씨는 "부산대 예술대학 공예과 3학년이던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기념공연에서 일본의 유명한 오카리나 연주자 소지로(終次郞)씨의 연주를 듣고 그 음색에 매료됐다"고 했다.

그후 이씨는 본업인 도자기를 구우면서 틈나는 대로 오카리나 공부에 매달렸다.

주로 인터넷과 서적 등을 통해 독학을 했다.

일본의 유명한 오카리나 제작자인 오가와 겐지의 제작기법도 터득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이씨는 지금 국내 오카리나 제작에서는 단연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지금껏 1천여개 정도 만들어 성공률(만족할 만한 수준)이 10%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90%가 성공작일 만큼 오카리나 제작기술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것이다.

피리.단소.대금.훈 등의 다른 관악기와 차이점에 대해 물었다.

그는 "오카리나는 대부분 구멍이 13개로 크기.위치를 어떻게 뚫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다른 관악기도 나름대로 맛(아름다움)이 있지만 특히 오카리나는 다양한 음을 낼 수 있고 울리는 맛이 남다르다"고 했다.

하지만 이씨는 도자기가 본업임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씨의 도자기는 밥그릇.접시.컵 등 주로 실용적인 것에 미(예술)를 가미한 작품이 주류를 이룬다.

술잔 한개를 만드는 데도 며칠씩 밤을 지샌다고 말했다.

이씨는 부산대를 졸업한 후 일본 아이치(愛知) 현립대학에서 도예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부산대 예술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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