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심으로 얼룩지는 '아테네'

양태영(경북체육회)이 심판진의 어이없는 실수로 금메달을 빼앗긴 것으로 드러나는 등 아테네올림픽이 오심으로 얼룩지고 있다.

국제체조연맹(FIG)은 21일 한국 남자체조 양태영(경북체육회)의 평행봉 기술 적용 오류와 관련해 당시 채점을 맡았던 심판 3명의 자격을 정지시켰다.

문제의 심판들은 양태영이 단체전 예선과 결승에서는 평행봉 스타트 점수로 10점을 부여했으나 개인종합 결승에서는 똑같은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트 점수를 9.9점만 주는 오류를 저질렀다.

양태영의 스타트 점수를 결정하는데 오류를 범한 심판은 벤야민 방고(스페인), 오스카르 부이트라고 레예스(콜롬비아)로 알려졌으며 심판장을 맡았던 조지 벡스테드(미국)도 책임을 질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체조연맹은 "그러나 양태영이 지난 19일 출전한 남자 체조 개인종합 경기 결과는 뒤바뀌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1위에 오른 폴 햄(미국)의 금메달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선수단은 22일 체조 개인종합 평행봉 기술적용 오류를 바로 잡아달라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청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미국 언론들은 22일 남자 체조종합 경기에서 발생한 채점실수와 뒤이은 금메달 분쟁을 크게 보도하면서 전례가 있기 때문에 한국선수가 금메달을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논란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심판의 편파판정이 있었을 때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개입해서 문제를 해결한 것을 지적하며 그가 이번에도 이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판의 오심으로 양태영에게 돌아갈 금메달을 어부지리로 차지했던 폴 햄(미국)은 23일 "국제체조연맹이 양태영이 우승자라고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햄은 "나는 여전히 챔피언"이라고 덧붙여 국제체조연맹의 결정이 있기 전에는 스스로 금메달을 내놓을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승마 종합마술 단체전에서 벌어진 판정 시비는 점잖은 귀족들의 경기라는 승마를 난장판으로 만들었고, 펜싱에서도 오심으로 메달이 바뀌어 남자 플뢰레 단체 결승 심판을 맡았던 조제프 히다시(헝가리)가 2년간 자격정지되는 등 판정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영에서도 판정 시비가 일어 한동안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남자 배영 200m에서 애런 페이솔(미국)이 2위 그룹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심판은 턴 동작이 규정을 위반했다며 실격 판정을 내렸다.

미국의 불같은 항의가 이어지자 국제수영연맹(FINA)은 30분 뒤 판정을 번복하고 페이솔을 우승자로 확정했다.

또 21일 벌어진 여자 역도 75kg이상급에 출전한 장미란(22'원주시청)이 금메달을 눈앞에 뒀으나 탕공홍(중국)이 마지막 시기에서 성공여부에 논란을 일으키는 자세를 취하며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대한역도연맹은 국제역도연맹(IWF)에 내부적인 이의를 제기해 관련 심판 징계를 요구키로 했다.

이밖에도 한국-말리 축구 예선 최종전 심판은 말리 공격수가 손으로 볼을 트래팅한 것을 전혀 보지 못해 한국이 선제골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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