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려한 축제 뒤의 빚잔치

아테네올림픽의 화려한 축제 뒤에 엄청난 국가 부채가 드리워 있어 그리스 언론과 국민들이 우울해하고 있다.

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재정 파산위기를 불러올지도 모르는 공공부채 증가에 시달리면서 아테네올림픽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는 것. 이 때문에 올림픽을 계기로 민족적 자긍심을 느끼던 그리스 언론과 국민들은 '빚잔치'를 벌인게 아니냐며 큰 충격을 받고 있다.

그리스 재무성은 올해 공공부채가 전년에 비해 9.8% 늘어나 1천975억 유로가 됐다고 밝혔다.

최근 3개월 사이에만 112억유로가 증가했다는 것. 이 같은 부채는 지난 해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119.4%에 이르는 규모.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유는 그리스 정부가 올림픽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기 때문. 그리스 정부는 대회 경비를 46억유로(약 6조5천800억원)로 예상했다.

그러나 테러 위협이 증가하면서 보안 예산이 12억유로(약 1조7천억원)로 늘어났고 공사 지연 등으로 비용이 증가해 실제 대회 경비는 정부 공식 집계로 당초 예상보다 24억유로가 많은 70억유로(약 10조원)를 넘었다.

한 그리스 경제 전문가는 최종 비용이 100억유로(약 14조3천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공공부채 증가를 비난하고 있는 그리스 언론들은 앞으로 올림픽을 치르느라 지은 경기장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스 정부는 올해 대회를 치르면서 각종 상품 판매로 7억5천만유로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관광 수입이 기대에 못 미치는 등 올림픽 경제 효과는 당초 예상에 미달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이곳 경제 전문가들은 엄청난 국가 부채 탓에 그리스 정부는 앞으로 10년 이상 재정난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같은 기간 세금 인상 등으로 국민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아테네.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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