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의 한반도 역사 왜곡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이미 발굴된 도심 유적지에 대한 관리마저 겉돌아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과 이를 지키려는 노력이 아직도 소홀함을 보여주고 있다.
26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진천동 선사유적공원. 입석(立石)과 석축 등 청동기시대 유물이 잘 보존돼 있어 지난 98년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제411호)로 지정됐지만 관리 상태는 엉망이었다.
석관묘 내부는 컵라면 용기와 음료수 캔 등 쓰레기로 꽉 차 있었고, 입석은 새까만 탁본 자국이 굳어져 흉물스러웠다. 또 입석과 석축 앞 안내석은 먼지가 덕지덕지 쌓여 읽기조차 어려웠고, 잔디밭은 시민들의 잦은 발걸음에 맨땅으로 변해버렸다.
주민 최철곤(43)씨는 "공원관리사무소가 있지만 관리인을 본 적이 없다"며 "아이들이 입석 위에 낙서를 마구 하는 등 공원이 아니라 동네 공터 수준으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6천여평 부지에 낙동서원, 역사박물관 등이 들어서있는 달서구 상인동 월곡역사공원도 안내문이 턱없이 부족해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방학숙제를 위해 이 곳을 찾은 적이 있다는 이경선(16.중 3)양은 "박물관 내 전시품마다 명칭만 달랑 붙어있을 뿐 그 쓰임새를 설명하는 안내문은 전혀 없었다"며 "공적비 거북상(像)도 부러진 이빨이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어 볼썽사나웠다"고 말했다.
상인동 상원고등학교(옛 대구상고) 후문 입구에 있는 '월성동 선사유적지' 역시 이름뿐인 유적지였다. 유적지 안내표지판은 높이가 1m 정도로 낮은데다 수풀에 가려져 찾기조차 어려웠다. 김성후(16.중 3)군은 "매일 다니는 길이지만 유적지 안내판이 있는지조차 몰랐다"며 "외국은 우리 역사 왜곡에 바쁜데 어른들이 우리 역사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달서구청 문화공보과 관계자는 "예산문제로 관리 전담인력을 두지 못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문화재청과 대구시(市), 학계 전문가들의 협조를 받아 유적 정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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