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FIG, 폴 햄에 금 양보 서한 발송 미 올림픽위 "전달거부"

브루노 그란디 국제체조연맹(FIG) 회장이 아테네올림픽 '오심 우승'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폴 햄(미국)에게 금메달을 양보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것과 관련, 미국올림픽위원회(USOC)가 폴 햄에게 편지 전달을 거부,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

27일 오후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USOC는 그란디 회장으로부터 받은 서한의 회신에서 "이 같은 요청은 자신들의 실수를 햄에게 떠넘기려는 뻔뻔스럽고 부적절한 행위"라며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서는 내용이기 때문에 햄에게 전달조차 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USOC 피터 위버로스 위원장도 "아직까지 어느 스포츠 종목에서도 이 같은 행태를 본 적이 없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것.

이에 앞서 한국선수단 신박제 단장은 27일 팀코리아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란디 회장이 본인을 만난 자리에서 '진정한 우승자는 양태영'이라고 인정했으며 '금메달을 양태영에게 양보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USOC를 통해 햄에게 전달키로 했다"고 밝혔다.

주요 외신도 USOC의 반발 보도에 앞서 그란디 회장의 결정을 주요 소식으로 보도했다.

그란디 회장은 서한에서 '진정한 우승자는 양태영이다.

한국인에게 당신의 메달을 돌려 준다면 전 세계에 페어플레이를 입증하는 것이 될 것이며 FIG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런 행동의 위대함을 높이 평가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신 단장과 그란디 회장은 햄이 금메달을 양보할 경우 양태영이 금, 햄이 은, 김대은이 동메달을 차지하는 내용으로 메달 순위를 바꾸는 데 대해 서로 양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단장은 "그란디 회장의 서한을 확보함에 따라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청할 경우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며 "서한의 답변과 상관없이 CAS에 소청해 가능하면 올림픽 기간 내에 이 문제를 해결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 돌아간 햄은 그란디 회장의 서한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FIG로부터 우승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는 한 스스로 금메달을 돌려줄 뜻이 없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아테네.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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