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부인과 86% 운영난 심화

저출산 시대.불황 맞아 월수익 500만원 미만

저출산 시대를 맞아 산부인과, 소아과 병.의원들이 환자가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9만3천500여명으로 지난 70년대의 90만명선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했으며 이런 현상은 최소 4, 5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산부인과와 소아과 개원의들은 이미 2, 3년 전부터 분만 건수와 신생아 수가 줄어들면서 병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 달서구의 한 종합병원은 최근 산부인과를 폐쇄했다.

인근에 산부인과 병.의원들이 많이 들어선 데다 출산율이 낮아짐에 따라 환자 수가 하루 4, 5명에 불과해 적자 운영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또 대구 동구 신암동의 한 산부인과의원은 간판에 산부인과보다 '비만클리닉'을 눈에 띄게 표기하고 있으며, 서구의 모 산부인과도 2, 3년전부터 산부인과 진료보다 비만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이탁 수성구의사회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원장 혼자서 운영하는 산부인과 의원의 경우 대부분이 하루 환자가 10명 미만"이라며 "이때문에 상당수 산부인과는 비만, 유방암 검사 등으로 진료 영역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한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최근 전국 66개 산부인과 의원을 대상으로 경영성과 등을 설문 조사한 결과, 86%가 병원을 그만 운영하고 싶다고 답했다.

반면에 '현재의 수입이 과거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할 만하다'는 의견은 13.9%에 불과했다.

이들 의원의 지난 2002년 평균 매출액은 2억4천만원으로 이 가운데 건강보험이 64%(1억6천만원)를 차지했고, 운영 경비를 제외하면 월 500만원대의 세전 수익을 올리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개업의들은 이 같은 경영 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진료과(산부인과) 명칭 변경(80.9%) △진료 영역 확장(67.6%)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또 산부인과와 사정이 비슷한 소아과는 환자 수 감소에 따른 대책의 하나로 '소아청소년과'로 진료과의 명칭 변경을 추진, 현재 법 개정을 앞두고 있는 상태이다.

김대훈 대구시 의사회 홍보이사(소아과 전문의)는 "개원한 소아과 전문의들은 사상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원장 한 명이 운영하는 소아과의 경우 하루 60~70명을 진료해야 정상적인 운영이 되는데 요즘은 환자 수가 20~30명에 불과한 의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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