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정에서 배우는 영미권 문화

'문화' 알고나면 '말문' 절로 트여

언어의 습득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직결된다.

문화란 예술, 건축, 정치, 경제 등과 함께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행동 양식과 가치 체계 등 공동체의 모든 면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언어를 배우는 이유가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나 공동체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는 우리 문화와 해당 국가나 언어권 문화와의 차이에 대한 비교가 병행돼야 하며, 사고방식과 행동의 차이를 바르게 가르쳐야 언어 습득도 제대로 된다.

문화 이해를 위해 반드시 직접 체험만 유용한 것은 아니다.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방법들은 있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알아보자.

◇동기 유발에 활용하기

영어 공부를 막 시작했거나, 어느 정도 단계에서 싫증을 느낄 때는 문화 이해가 학습 동기 부여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라면 다르고 새로운 것들에 대해서는 일단 관심을 보이게 마련. 부모가 먼저 이런 차이점을 알고 흥미를 붙여줄 수 있다면 영어 학습으로 연결시키기는 어렵지 않다.

학부모는 일단 우리나라와 영미권 국가의 문화적 차이점을 분류, 목록으로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책자들이 나와 있고, 인터넷에서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하나하나 설명하며 우리 문화와의 차이를 이야기해 보자. 식사 예절이나 인사 등 일반적인 문화도 아이들에겐 생소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다뤄야 한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특이한 상황도 많다.

가령 "미국에 가서 현금자동인출기 앞에 줄을 설 땐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질문을 던져보자. "1m 이상 떨어져서 시선은 앞 사람 쪽이 아닌 다른 방향에 둬야 한다"는 게 적절한 답이다.

'나는 당신의 돈을 빼앗을 생각이 없다'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설명해주면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들 것이다.

이승익 대곡EFL학원장은 "문화를 이해시켜 줌으로써 언어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주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며 "문화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면 언어 습득은 한층 자연스러울 수 있다"고 했다.

◇학습과 연결하기

김성문 대구시 교육청 초등장학관은 "언어와 문화는 밀접하게 관련돼 있으므로 문화 학습과 언어 학습은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언어 학습을 시작하는 초기부터 시작해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따라 다양한 문화 지도가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그가 제시하는 여러 방법들을 살펴보자.

▲환상 체험 활동=영미 문화를 현실 상황과 같은 느낌으로 경험해보는 것이다.

배경 음악을 틀어놓고 영미 문화에 놓여 있는 것처럼 상상하도록 만든 뒤, 여러 상황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영국 또는 미국의 도시를 비행기로 여행한다고 가정하고 의자에 앉아 비행기에서 실제 일어나는 활동들을 함께 해 본다.

여권과 비행기표, 기내식 안내판 등을 간단하게 준비해 대화를 나누고, 도착 후에는 그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물들의 사진이나 영상 등을 보여주면 그 도시를 여행한 것 같은 환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생활 모습 시청=비디오 테이프를 이용한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황들, 즉 인사하기나 초대하기, 식당에서 음식 주문하기, 길 묻기 등이 담긴 화면을 시청함으로써 해당 국가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 몸짓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비디오를 보기 전에 상황을 예상해 우리 문화에서는 어떻게 표현하고 영미권에서는 어떻게 표현하는지 생각해보는 활동, 시청 후에는 상황과 표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역할놀이를 해 보는 활동 등이 가능하다.

화면 준비가 쉽진 않지만 한 번에 하나의 상황만 다뤄도 충분하므로 충분히 가능한 활동이다.

▲동화, 시각자료 활용=동화는 해당 문화권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그대로 반영해주는 좋은 소재가 된다.

동화를 들려주기 전 또는 들려주는 도중에 중요한 어휘들은 그림이나 행동으로 이해시켜주는 것이 좋으며, 듣고 난 뒤에는 역할 놀이를 할 수 있다.

영어 단어를 가르칠 때 낱말 카드나 그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순히 단어의 의미만 나타내는 그림보다는 영미 문화권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구체적으로 나타내주는 그림들을 찾아 보여줄 수 있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가령 음식 이름을 가르칠 때 영미에서의 아침, 점심, 저녁 상차림을 보여주면 식생활 정보를 한층 폭넓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물건이나 사진을 보여주고 질문을 던지는 것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좋은 방법이다.

▲어린이 신문 보기=어린이와 관련된 뉴스들을 전하는 영문 인터넷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도 문화와 언어를 동시에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야후 어린이 뉴스(www.yahooligans.com/content/news), 어린이를 위한 타임지 기사(www.timeforkids.com), 키즈 헤럴드(www.kidsherald.com)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이트 가운데는 음성 듣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으므로 활용할 만하다.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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