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연찬회 프로그램의 하나로 지난 28일 공연한 창작극 '환생경제'(還生經濟)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직간접적으로 모욕한 대목으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연극은 죽은 아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머니 '박근애'의 눈물겨운 노력 끝에 '경제' 대신 아버지 '노가리'가 3년 후 하늘나라로 가게 된다는 내용이 기본 줄거리. 여기서 '노가리'는 노 대통령을, '근애'는 박근혜 대표를 지칭한다.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 행정수도 이전 문제 등이 도마에 올랐다.
문제는 '노가리'가 '술 퍼마시고 마누라 두들겨 패고, 가재도구를 때려부수는' 무능한 가장으로 묘사됐다는 점이다. 또 노 대통령 비꼬기는 원색적 욕설 수준이었다. 아들 '민생' 대신 '노가리'가 죽자 장례식장에서 '근애'의 친구 '번영회장'(송영선 의원 분)과 부녀회장(박순자 의원 분)이 '개x놈' '불x값' '육xx놈' '거시기 달 자격도 없는 놈'등의 욕설을 퍼붓는다.
한나라당 의원들 대부분이 박장대소했지만 열린우리당은 대변인단이 총 동원돼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30일 열린 중앙상임위원회의에서 천정배(千正培) 원내대대표는 "인내의 한계를 넘게한다. 탄핵의 광기를 넘어 도를 벗어난 비도덕적인 행위를 했다"며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청와대도 30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김만수(金晩洙)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김우식(金雨植)비서실장 주재의 현안점검회의에 앞서 참석한 수석.보좌관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오간 말이라며 "그동안 국민들 앞에서 미소만 보여주던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저열하게 국가원수를 모독하는 자당의원들의 모습에 웃고 박수치던 모습에서 충격을 받았다. 이 사건은 위선의 가면을 벗어던진 박 대표와 한나라당의 커밍아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같은 비난발언들을 소개하면서 "제1야당 국회의원들이 직접 출연, 몰상식한 비속어와 욕설로 대통령을 비난한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29일에는 "대꾸할만한 가치를 느끼지못한다"공식적인 논평을 삼가는 모습이었던 청와대가 하루만에 태도를 바꿔 한나라당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선 것은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여권이 너무 신경질적으로 대응한다고 비판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연극은 연극일 뿐"이라며 "주제는 경제회생을 위해 노 대통령이 더욱 열심히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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