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치열한 유치전 승리, 편입 효과도 커

한국델파이 본사의 대구 이전으로 올 해부터 우량기업 본사 대구 유치전에 뛰어든 대구시가 첫 열매를 땄다. 한국델파이는 자동차 부품업계에서는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대구시는 우수한 입지 조건을 내세워 사실상 우량기업들을 싹쓸이하고 있는 경기도와의 유치경쟁에서 승리,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진정한 대구기업으로 편입, 편입 효과도 커

한국델파이 본사의 대구 이전으로 대구도 '내놓을만한 본사 기업'이 생겼다. 대구상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대구시내에 소재한 본사 기업 중 최대 매출 기업은 대구은행(지난해 기준)으로 한 해 매출이 1조2천억원 규모. 그 뒤를 화성산업(6천300억원)이 잇고 있는데 한국델파이 본사의 대구 이전으로 단번에 연간 매출 8천억원 규모의 대형기업이 대구로 편입되게 됐다.

지난해까지 한국델파이는 대구에 공장을 두고 있으면서도 본사가 서울에 있어 각종 지역 통계 대상에서 제외돼왔다.

더욱이 한국델파이는 세계 최대의 완성차업체인 미국 GM은 물론, 까다로운 기준으로 이름난 세계 2위의 완성차업체 도요타 자동차에 현재 부품을 납품중으로 기술력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한국델파이는 이밖에 독일의 오펠, 프랑스 르노, 이탈리아 피아트 등에도 자사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 바이어, 해외 기술인 등의 대구 방문이 더욱 늘어나는 기폭제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명실상부한 본사 역할을 대구공장이 하게 됨에 따라 귀빈 방문도 증가한다는 것. 지역 자동차부품업계가 좀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한국델파이는 대구에 본사를 둠에 따라 세금 납부도 지역에서 하게됐다. 지역에 새로운 세원이 창출된 것.

한국델파이는 옛 대우그룹 계열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한국에서 제대로된 자동차 부품업체를 만들어보자"고 GM과 공동 기획, 1984년 대구 달성공단에서 대우자동차부품으로 출발했다. 1989년 대우기전으로 사명을 바꾼 뒤 승승장구, 1990년대 중반까지 매출이 1조원에 육박했으나 외환위기에 따른 대우차 사태로 어려움을 겪다 지난해에야 흑자로 다시 돌아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대우차 사태 이후 수천억원의 채권을 회수하지 못했지만 다시 재기, 기술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미국 델파이사가 50%의 지분을, 옛 대우그룹 계열사들이 나머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치열한 유치전 승리, 대구시 '기업 유치전' 자신감

한국델파이의 최대 주주인 미국 델파이는 지난 6월 경기도에 '델파이 연구소'를 완공했다. 이에 따라 한국델파이도 서울에 있던 본사 영업 기능과 전자연구소를 용인으로 옮기기로 사실상 결정했다.

더욱이 델파이 연구소 건설 과정에서 경기도가 길까지 닦아주는 등 기업 애로에 효과적으로 대응, 델파이 연구소와 더불이 한국델파이 본사도 '그쪽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대구시는 경기도의 한국델파이 본사 유치 작업이 진행되는데도 불구, 한국델파이측과 개별 접촉해 '생산공장이 있는 곳에 본사도 있어야한다'는 논리를 갖고 유치전을 전개했다. 결국 한국델파이는 대구시의 구애를 감안, 지난 24일 주주총회를 통해 대구 본사 이전을 결정지었다.

대구시는 이에 대한 화답으로 조해녕 대구시장이 직접 2일 한국델파이를 방문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상호협력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다.

한편 한국델파이는 본사가 서울에 있었음에도 불구, 지기철 대표는 생산공장에 상주해 사실상 대구 공장이 본사 기능을 수행해온 터라 이전이 가능했다는 분석도 있다. 지 대표는 서울대 공대 출신의 정통 엔지니어로 자신이 직접 터를 박은 대구 생산공장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GM이 디트로이트, 보잉사가 시애틀, 코카콜라가 애틀랜타에 각각 본사를 두고 있는 등 제조업체는 대부분 생산기지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도요타자동차도 2007년 생산공장 인근 '나고야 본사 체제'를 예정하고 있는 등 선진국에선 생산공장 위주의 본사체제가 일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가 기업유치를 위해 제도적으로 한국델파이에 해 줄 수 있는 것을 찾아 봤지만 많지 않았다"며 "여러가지 우수한 조건을 내건 경기도와의 경쟁에서 이기게 돼 향후 기업 유치 작업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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