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캬~드라이브 "나도 유승민"

여성은 다이어트 노인은 관절운동 인기

지난 월요일 오후 대구시 동구 신천3동 동사무소에 자리한 동구탁구회관. 40, 50대 주부, 직장인, 자영업자 20여명이 탁구라켓을 신나게 돌리고 있었다.

2.5g의 작은 탁구공을 30분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회원들의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드라이브가 제대로 걸리면 유승민이 된 기분이에요."

부부 탁구동호인 조대환(48)씨와 강외숙(45)씨. 5년 이상 함께 운동을 한 마니아인 조씨 부부는 "혼합복식 경기에서 우리 부부가 매번 이겨 내기탁구를 하자고 하면 '부부사기단'이라면서 피한다"고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부부는 탁구로 건강도 다지고 같이 운동을 하면서 신혼 때와 같은 정이 새록새록 쌓이는 기쁨도 맛보고 있다.

동구탁구회관에서 탁구를 하는 회원들은 지난달 26일 아테네에서 열린 유승민-왕하오의 올림픽 남자탁구 단식 결승전을 함께 시청했다.

이들은 유승민의 금메달에 감격한 나머지 다음날 회원들끼리 '유승민 금메달 기념 탁구대회'를 열기도 했다.

100여명의 동구회원 가운데 탁구로 건강을 되찾은 이들도 많다.

이애경(50.여)씨는 "이전에 수영, 에어로빅 등을 했지만 심장이 약해 몸에 맞지 않았는데 5년째 탁구를 하면서 심장도 튼튼해지고 생활의 활력이 생겼다"고 좋아했다.

탁구는 몸에 큰 무리를 주지 않고 힘보다 기술을 우선하기 때문에 고령자들이 즐기기에도 좋은 스포츠다.

중학생 때 선수생활을 한 김영환(69)씨는 "탁구는 걸음만 걸을 수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며 "실력이 많이 약해졌지만 지금도 40대 정도는 가볍게 이길 수 있다"고 자랑했다.

또 김상우(58)씨는 "30년간 테니스를 치면서 팔꿈치가 안 좋아졌는데 탁구로 바꾸면서 관절에 무리도 안 생기고 건강도 되찾았다"고 말했다.

최근 큰돈 들이지 않고 부지기수로 늘린 탁구장에서 라켓 하나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사계절 스포츠'인 탁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젊은 층은 물론 얼굴 태우기 싫어하고 다이어트 효과를 바라는 여성들, 호흡과 관절운동에 관심이 많은 노인들도 많이 라켓을 잡는다.

특히 아테네 올림픽에서 유승민이 금메달을 따면서 일반인들의 탁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노영이(55·여)동구탁구연합회 회장은 "올림픽 탁구경기를 본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크게 늘고 있다"며 "탁구교실에 신청을 한 사람도 평소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홍승재 동구탁구회관 코치는 "탁구는 순발력을 높이고 탁구공에 대한 집중력으로 치매예방에도 효과적이다"며 "정도의 차이만 있지 누구나 운동효과를 보고 기량향상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만족감이 큰 레포츠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에만 생활체육협회 탁구회관을 비롯, 60여개 이상의 탁구장에서 5천여명의 동호인들이 열성적으로 운동하고 있다.

각 탁구장마다 대부분 탁구클럽이 형성돼 선수급 코치들이 지도를 해주고 친선대회를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대구시생활체육탁구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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