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바로 알리기 사이버 선봉대 '반크'

"우리 역사 되찾기는 물론 한국 바로 알리기에 앞장서겠습니다.

"

일본에 이어 중국과 역사 찾기 외교 신경전이 팽팽해지면서 '반크(www.prkorea.com)'의 인터넷상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반크는 '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의 약자로, 해외펜팔 사이트로 시작해 인터넷상에서 한국을 알고 싶어하는 외국인들과 한인동포, 입양아들에게 이메일로 한국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사이버 관광가이드이다.

동시에 '대한민국 사이버 외교사절단 사령탑'을 자처하고 있다.

반크 회원 1만4천여명은 각종 해외 유명 사이트에서 우리 역사를 잘못 기록한 부분을 찾아 항의서한을 통해 내용을 수정하도록 하는 등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해외 펜팔친구 사이트로 시작한 반크가 '한국 역사찾기' 선두주자가 된 것은 반크 회원들이 해외 펜팔을 하면서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궁금증을 답해주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반크 사이트 운영진인 이정애(32)씨는 "처음엔 단순히 외국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는 사람들이 모여서 정보를 나눴죠. 그런데 한국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외국 펜팔친구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찾아 바로 고치자는 운동으로까지 확산됐어요."

'사이버 외교관'을 자처하는 이들은 세계 각종 웹사이트를 찾아다니며 우리 나라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있는지 감시하고 발견하는 즉시 항의서한과 함께 한국에 대한 올바른 소개를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보내 시정토록 하고 있다.

최근 반크는 영국 최대 방송국인 채널4(channel4) 웹사이트(www.channel4.com)에서 한국을 중국의 영토로 표시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해당 오류 페이지는 세계 제 1차 대전과 일본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한국을 중국의 영토로 표기된 세계지도를 사용했다는 것.

또 영국 야후, 세계 최대 관광사이트 콜럼버스가이드(columbusguides.com), 세계 최대 국가정보 사이트 맵존(mapzones.com) 등 국외 유명 사이트들이 한국 고대사를 설명하면서 삼국시대를 빼먹거나 이를 중국의 식민지로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처럼 반크는 한국에 관한 각종 오류사이트를 발견, 6년동안 300여곳에 항의서한을 보내 오류를 시정하기도 했다.

2004년 국가 이미지 제고 피알코리아(PRKOREA) 9대 과제로 해외 인터넷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하는 '이순신 프로젝트'가 있으며 '외국교과서 한국오류 수정란'도 있다.

외국 교과서에 소개된 왜곡된 한국관련 정보를 발견한 반크 회원이 영문친선서한을 접수하면 반크 측에선 외국 교과서 출판사 측에 한국에 대한 정확한 이해자료를 우편 및 이메일로 발송하게 된다.

'새우 국가이미지 개선'은 우리나라가 외국인들에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란 속담 중의 새우 이미지로 인식돼 있어 이를 바꿔보자는 운동이다.

사라진 고구려 역사를 복원시키기 위한 '고구려 부흥 프로젝트'도 있다.

특히 해외 학자 1만명의 이메일 리스트를 통해 반크회원이 직접 학자들에게 고구려 관련 내용의 메일을 보낼 수 있게 해, 한사람 한사람에게 한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이에 대한 해외 학자들의 답변을 공개하고 있다.

또 세계 각지에 흩어져있는 한인동포들에게 한국사 자료를 보내는 일도 하고 있다.

반크의 활동은 광범위하고 거창해보이지만 시작은 사소한 곳에 있다.

반크측의 표현대로라면 '겨자씨만큼 작은 곳'에서 시작된 것. 1999년 반크 단장인 박기태(31)씨가 대학교 4학년때 수업시간에 해외펜팔 홈페이지를 만든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펜팔을 원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면서 한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게 된 것.

반크 사이트 운영자 5명은 초창기 회원들로, 반크가 뜻하지 않게 규모가 커지자 직장을 그만두고 사이트 운영진으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다.

이들은 반크를 아기 키우듯이 돌보고 있다며 스스로를 '보모'라고 칭한다.

최근엔 일본.중국 등의 역사 논쟁이 계속되자 최근 들어 중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성인 회원들도 늘어나, 할아버지, 선생님 등 직업과 나이의 구분 없이 반크를 찾고 있다.

오류 수정을 담당하고 있는 임현숙(23)씨는 "반짝 관심을 갖고 들어오는 분들보다 펜팔을 직접 하면서 외국인 친구에게 한국관련 얘기를 들은 분들이 활동을 꾸준히 하세요. 외국인 친구가 '한국엔 지하철이 있냐'고 물을 때도 많다고 하니까요. 애정을 갖고 외국인 한사람 한사람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다 보면 언젠가 우리나라도 정확히 알려지지 않겠어요?"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사진: 최근 역사 왜곡 문제가 불거지면서 인터넷사이트'반크www.prkorea.com)'가 주목받고 있다. 사이트 운영진인 장성일 해외홍보팀장과 이정애 국제지원, 임현숙 오류시정 팀장(왼쪽부터)이 홈페이지에 올라온 내용들을 점검하며 회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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