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확기 농작물 지키기 대작전

유해조수 포획허가 신청 잇따라

"화약을 터트리고, 음악을 틀어 놓거나 전기불을 환하게 밝히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여도 소용없어요. 과수원에서 매일 밤을 뜬 눈으로 지킬 수도 없고 걱정입니다.

"

상주시 은척면 장암리 과수농 유민형(59)씨는 최근 들어 과수원에 멧돼지들이 잇따라 나타나 출하를 앞두고 있는 과일을 마구 따먹거나 바닥을 파헤치고 나무를 흔들어대는 바람에 낙과로 낭패를 입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특히 유씨는 산 기슭에 자리한 600여평의 논은 멧돼지들이 마구 헤집고 다니는 통에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이 모두 바닥에 드러누운채 쑥대밭으로 변해 한해 농사를 망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유씨는 밤새도록 환하게 불을 밝혀두고 화약 폭죽을 터트려 보지만 멧돼지를 쫓는데 실패, 며칠새 4차례의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지난달 30일 상주시 외남면 송지리 이진권(67) 씨도 멧돼지들이 자신의 과수원과 고구마밭에 출몰해 사과나무 90여주와 고구마밭 3천여㎡가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며 상주시청에 유해조수포획허가를 신청했다.

또 신흥동 서석환(68)씨도 상주시 지천동에 소재한 1만3천여㎡의 과수원에 지난달 20일부터 멧돼지들이 6차례나 잇따라 나타나 바닥을 마구 파헤치고 과일을 따먹는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해 왔다.

게다가 낙동면 상촌리 차태진(54)씨는 자신의 4천여㎡의 과수원에 요즘들어 까치와 멧비둘기들이 무리지어 나타나 출하를 앞둔 사과들을 마구 쪼아대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등 전체의 20%정도가 유해조수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하소연해왔다.

이들 피해농들은 멧돼지 등 유해조수들로부터 수확철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 철사로 울타리를 치거나 화약을 터트리고, 음악과 사람소리가 녹음된 테이프를 틀어놓는가 하면 밤새도록 전기불을 밝혀두는 등 안간힘을 쏟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30일까지 상주시청에 접수된 유해조수포획허가 신청이 1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2건에 비해 60%정도 늘어났으며 농작물이 영글어가는 8월 한달에만 전체의 30%가 넘는 44건이나 됐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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