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기업 돈벌어도 투자 외면

경기전망 불투명 판단

극심한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설비투자 외면현상이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기업들도 설비 투자를 크게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계 등에 따르면 지역 기업들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개선 전망마저 불투명하자 실적이 좋은 기업들도 잉여금을 내부에 쌓아두고 설비 투자를 하지 않는 등 자금을 움켜쥔 채 웅크리고 있는 정도가 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일 증권거래소 대구사무소에 따르면 지역 12월 결산 29개 상장법인 중 27개사를 대상으로 올 상반기 유보율을 조사한 결과 자본금은 1조6천169억원, 자본총액은 17조9천759억원으로 1천11.74%를 기록, 지난해 말의 695.27%보다 316.47% 증가하면서 국내 전체 상장법인 유보율(445.85%)을 크게 상회했다.

유보율은 영업활동을 하거나 지분을 거래해서 벌어들인 자금 가운데 사내에 두고 있는 자금을 나타내는 지표로 잉여금 총액이 자본금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데 올 상반기 지역 상장기업 유보율이 1천11.74%를 기록, 실적 호전이 두드러진 반면 설비투자는 꺼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보율은 포스코(POSCO)가 2천821%로 가장 높았고 전기초자 1천650%, 조선선재 1천482%, 평화산업 1천116% 순이었으며 500~1천%는 4개사, 100~500%는 8개사, 0~100%는 7개사, 자본잠식 상태는 4개사였다.

유보율 증가율이 50% 이상인 기업은 포스코(235%), 조선선재(99%), 포항강판(55%) 등 3개사였고 새한과 신한TS는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지역 상장법인들은 실적이 개선되고 내부 유보가 증가했지만 주가가 외부 변수에 의해 하락, 올 상반기말 현재 주가 상승기업은 27개사 중 5개사에 그친 반면 22개사는 연초에 비해 떨어졌다.

증권거래소 대구사무소 관계자는 "지역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며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관망하는 측면도 있고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투자하지 못하는 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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