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만의 제국

WHO가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비만의 종주국이자 세계에 비만을 '전염'시키고 있는 미국의 비만 역사와 실상을 파헤친 그렉 크리처의 '비만의 제국'이 번역, 출간됐다.

저자는 지금까지 개인 문제로 다뤄졌던 비만을 유전적 원인이나 무절제한 식습관, 운동부족 등에서 비롯된 개인의 책임이 아닌 정치적, 상업적 논리가 낳은 사회전체의 책임으로 인식한다.

그는 치밀한 자료조사를 통해 미국 사회의 급격한 비만화를 가져온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분야에 걸쳐 일어난 변화와 비만의 원인을 파헤친다.

책에서는 정치권이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동기에 의해 고칼로리 팜유를 탄생시킨 배경과 돈의 논리에 의해 추진된 패스트푸드 업계의 메뉴 개발 및 조리법, 기증금에 의한 패스트푸드의 학교급식 점령, 맞벌이 문화에 따른 외식문화의 확산, 사라지는 체육시간 등이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저자는 더 나아가 빈곤층 및 청소년 비만 문제의 원인뿐 아니라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한 각종 비만 관련 질병의 증가와 치료에 지출되는 막대한 비용 등 비만의 폐해에 대해서도 자세한 수치를 들어 밝힌다.

그는 단순한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음식과 건강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학교환경 전체를 바꾼 텍사스 샌안토니오 학교들의 성공적인 학생 비만감소 사례를 비롯해 학교와 부모, 사회, 국가적 차원의 각종 비만방지 성공사례와 대안을 제시한다.

책은 비록 미국의 비만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는 점에서 더 이상 비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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