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 동안 지구촌 전체를 들끓게 하고, 우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아테네 올림픽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승자의 영광도 패자의 좌절도 모두 스포츠 역사의 장막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번 올림픽 게임은 올림픽의 발상지이자 신(神)의 도시인 아테네에서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
실제로 그리스와 아테네에는 어디를 가나 신의 흔적과 숨결이 가득하다.
아테네의 수호여신 아테나에게 바쳐진 파르테논신전을 위시하여 포세이돈 신전, 크레타 섬의 미로 왕궁 등등. 수많은 신과 여신들이 때로는 각축을 벌이고 때로는 사랑을 나누다 명멸한 흔적을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같은 신들의 성전에서 진정한 인간의 자유와 해방을 꿈꾼 사람이 바로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이다.
1885년 크레타 섬에서 태어난 카잔차키스는 어린 시절부터 그리스의 민족시인 호메로스로부터 큰 영향을 받으며 진정한 인간의 자유와 해방이 무엇인가를 사색하며 그리스 본토 순례를 떠나기도 했다.
카잔차키스는 신들의 세계에서도 독주(獨走)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늘의 신 제우스가 있으면 지상의 신 하데스가 있고, 밝음을 상징하는 아폴론이 있다면 어둠을 상징하는 디오니소스가 있다.
현숙한 아테나 여신이 있으면 그 곁에는 음탕한 아프로디테가 있다.
마찬가지로 인간세계에서도 억압과 지배와 독주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로부터 인간은 진정한 해방과 자유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신들의 위대한 힘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우리들의 이 모든 일상적 억압으로부터도 해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말한다.
"인간의 삶을 사랑하라. 그 현재의 삶을 사랑하라. 그리고 그 삶을 사랑하다 죽어 버려라.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 허상문 영남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9월부터 '서가에서' 필자가 허상문 영남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바뀝니다.
▨약력
△영남대 영어영문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영국 케임브리지대·미국 워싱턴주립대에서 영문학 수학·연구 △대구대 교수 역임 △'문학과 변증법적 상상력'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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