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정부가 24개 품목에 대한 특별소비세 인하를 발표한 후 유통업체마다 혼란이 잇따르고 있다. 또 특소세 결정 이후로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특소세 인하 발표 이후 유통점 전자제품 매장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특소세 인하가 국회의결을 거치지 않은데다 특소세 인하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특소세 인하폭이 11%로 큰 에어컨의 경우 계절이 지나 실제 판매와 관련이 없고 1천만원대로 고가인 PDP TV는 인하폭이 0.8%에 불과, 할인액이 8만원 안팎인데다 200만~500만원대인 프로젝션 TV는 인하폭이 5.6%로 삼성 50인치(390만원)을 구입할 경우 26만원을 할인받는 정도여서 실제 어느정도 내수경기를 진작시킬지는 의문이다.
상인들은 "평소에도 마진폭을 낮춰서라도 조금이라도 더 팔기 위해 특소세 인하폭 보다 훨씬 높은 10~20%만큼 할인해주고 있는데 고작 특정 품목을 1~5% 할인해줘 봤자 지금과 별 차이가 없다"며 되레 불평이다.
이 때문에 특소세 인하 이후로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의 기대심리만 높아져 매출이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판매점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LG전자 범어점 정호영 점장은 "하루 평균 150여 팀의 손님이 매장을 찾았지만 2일은 30,40팀도 안된다"면서 "정부에서 생색만 내고, 소비자나 판매처나 득되는게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가전양판점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 하이마트 서부점 박도서 점장은 "간간이 소형TV는 나가는데 대형 TV는 거의 판매가 안된다"면서 "소비자들이 할인대상 품목과 할인액이 많다고 생각함에 따라 오히려 판매하기가 어려운 처지"라고 말했다.
따라서 가전업계는 특소세 인하 시점이 하루빨리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채규혁 그룹장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특소세 인하 혜택은 미미하겠지만 그나마 시점이 빨리 결정돼야 그에 맞는 마케팅전략을 펼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서울지역 백화점들은 일제히 특소세 만큼 할인혜택을 주는 특별행사를 미리 시작했지만 지역에는 동아백화점을 제외하고는 아직 행사 소식이 없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서울지역과 달리 아직 특소세 인하 혜택을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동아백화점은 가전제품을 직매입하고 있기 때문에 백화점 마진을 줄여서라도 특소세 만큼의 추가 할인이 가능하지만 롯데백화점은 임대매장, 대구백화점은 삼성제품만 직매입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 LG 등 제조회사에서 출고가를 낮추지 않는 한 백화점 임의대로 할인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
롯데백화점측은 "가전매장은 임대 매장이다 보니 백화점에서 할인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고 대구백화점측은 "특소세 인하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일일이 설명을 해주고 대신 할인폭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이달 중 특별소비세 인하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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