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의 사랑으로 가정을 꾸리게 됐습니다" 정신지체 장애 3급인 강광호(25)씨는 요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18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강씨의 신부가 될 사람은 현재 '나눔 공동체'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추현영(27.여)씨.
나눔 공동체는 대구시 남구 대명9동 '나눔의 교회'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수용시설로 25명의 장애인이 공동 생활을 하고 있다.
아버지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오다 1년 6개월전 이곳으로 온 강씨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가정을 이룰수 있게 됐다. 평소 나눔공동체를 찾아 자원봉사를 해온 이들이 애틋한 사랑을 키우는 두사람의 사연을 듣고 결혼식 준비는 물론 결혼후 집안일까지 도맡겠다고 나선 것.
KT대구본부 사원 25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동아리 모포스(MOPOS.Minus One Plus One)는 예식장 섭외는 물론 결혼식 음식준비와 신혼여행지까지 마련했으며, 다른 봉사자들은 결혼후 당번을 정해 강씨집을 번갈아 찾아 빨래와 식사 등을 챙겨주기로 했다.
모포스 회원 강성용(45)씨는 "결혼식 준비가 힘들다는 말을 듣고 강씨의 결혼 돕기에 참여했다"며 "자원봉사자들이 신혼여행지인 KT 경주 수련관까지 따라가 이들을 축하해 줄 계획"이라고 했다.
공동체 대표 이왕욱(43) 목사는 "끼니 걱정을 할 때도 있을 정도여서 결혼식을 올릴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두사람이 가정을 꾸리게 돼 너무 기쁘다"며 "후원자들의 후원금으로 인근에 신혼집까지 마련했다"고 말했다.
물론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신부는 더 한층 들떠있다.
별명이 '공주'인 현영씨는 비록 어눌한 말투지만 "광호씨를 사랑하니까 결혼해요"라며 "이젠 밥도 잘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수줍움이 많은 광호씨도 "가끔 공원에 손잡고 놀러가며 사랑을 키워왔다"면서 "결혼하면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조용히 말했다.
현재 광호씨는 성서공단의 한 세탁기 부품업체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90여만원의 월급으로 생활을 꾸려갈 예정.
이 목사는 "이 결혼식이 널리 알려져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신혼 여행지인 경주에 자원봉사자 등 50여명이 따라가 축하연을 열어줄 계획"이라며 밝게 웃었다.
광호씨와 현영씨의 결혼식은 18일 낮 12시 계명문화대 정문 앞 KT건물 내 예식장에서 열린다.
최창희 기자
사진 : 오는 18일 결혼식을 앞두고 예비신랑 강광호(사진 오른편)씨가 예비신부 추현영씨의 손을 꼭 잡고 있다. 사진 뒷편은 '나눔 공동체' 대표 이왕욱 목사.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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