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구성해 본 무력진압 52시간

국제사회를 또다시 테러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러시아 북(北)

오세티야 초등학교 인질사태가 3일(현지시간) 사건발생 52시간만에 러시아 특수부대

의 우발적인 무력진압으로 해결됐다.

그러나 무력진압 과정에서 사망자만 최소 200명을 넘고 부상자도 700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총 129명의 사망자를 냈던 지난 2002년의 모스크바 극장 인질

극 사태에 이어 러시아측의 진압작전에 대한 국제적 논란이 일 전망이다.

■ 무력진압 = 러시아 특수부대 요원들의 무력진압 작전은 이날 오후 1시(한국

시간 오후 6시)께 우발적으로 개시됐다.

구조대의 사체수습용 차량들이 도착한 직후 두차례 큰 폭발음과 자동화기 발사

음이 울리면서 중무장한 군인들이 학교건물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 목격됐다고 BBC는

전했다.

곧 이어 피로 얼룩진 어린이와 여성 등 30여명의 인질들이 학교에서 빠져나와

달아나기 시작하자 인질범들이 이들을 발견, 사격을 가했고 특수부대도 응사했다.

두차례 폭발음이 울린지 50분 가까이 지난 후 또 다른 큰 폭발음이 들렸고, 특

수부대 요원들이 학교내로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 인질범 5명이 사망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진압요원들은 인질들이 달아날 수 있도록 학교벽면을 폭파해 큰 구멍을 뚫었으

며, 이 무렵 인질범들도 달아나기 시작했고, 콘보이 차량과 앰뷸런스들이 부상자 후

송을 위해 학교에 도착했다.

그러나 학교근처에서는 폭발음과 총성이 계속 울렸다.

진압작전이 개시된 지 2시간 가량 경과된 후 인테르팍스 통신은 인질범들이 모

두 학교를 빠져나가 베슬란의 주택가로 달아났으며 특수부대는 이들이 은신한 것으

로 추정되는 주택에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인질범들이 빠져나간 학교 체육관 내에는 수십명의 사망자가 널려있었다.

작전개시 9시간여 후 작전지휘관인 빅토르 소볼레프 장군은 인질범 대부분이 사

망했거나 생포됐다고 러시안TV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생포된 인질범은 3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 사상자 = 이번 진압과정에서 특수부대와 인질범들간의 격렬한 총격전으로 어

린이와 학부모, 교사 등 200명 이상이 사망했고 7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부상자 중에서도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수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

다.

작전이 한창 진행중일 때만 해도 외신들은 사망자수를 100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인질로 잡혀있었던 인원이 당초 알려진 것

보다 훨씬 많은 1천500여명에 달하고, 러시아 특수부대 요원과 인질범들간의 총격전

이 격렬했기 때문이다. 인질범들은 학교를 빠져나와 달아나는 인질들에게도 총격을

가했다.

그러나 이번 작전이 치밀한 사전계획에 따라 단행됐다기 보다는 다소 우발적으

로 이뤄졌다는 점도 사상자수를 늘린 주된 요인 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 문제점 = 이번 러시아측의 인질 구출작전에 비판적인 일부 서방 분석가들

은 이번 작전이 마치 '서부활극'처럼 보였다고 꼬집는다.

워싱턴의 국제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에드워드 라트웍은 "러시아는 자신들이

갖고있지 않는 작전능력을 마치 갖고있는 것처럼 착각속에 빠져 있었다. 그들은 시

대에 뒤떨어진 기술을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특히 해당지역을 효과적으로 봉쇄하지 못함으로써 민간인 희생

자가 더욱 많아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유럽 전략정보안보센터의 클라우드 모니크는 "정상적인 국가였더라면 현장에서

1㎞ 떨어진 거리에 경계선을 쳤을 것이며, 그 속에는 일반시민이 한명도 없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니크는 러시아가 무력진압 외에 다른 방도는 없었다고 무력진압 자체

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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