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생산규모를 자랑해 온 청도 복숭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농림부가 수입 농산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복숭아, 시설포도 재배농가가 폐원을 신청할 경우 직접 보상키로 함에 따라 청도군내 복숭아 재배 농가 3천714가구(1천926ha) 중 53%에 해당하는 1천980가구(819ha)가 폐원을 신청한 때문이다.
청도지역 복숭아 재배 농민들의 나이가 많은데다 복숭아 나무의 수령도 오래돼 생산량이 차츰 줄어드는 상황에서 복숭아 값마저 불투명해지자 잇따라 폐원신청을 한 것이다.
김진태(68.청도읍 무등리)씨는 "40년간 지은 복숭아 농사를 접으려니 서운하지만 앞날을 예측할 수 없어 폐원 신청을 결심했다"고 했다. 같은 마을 정천수(58)씨도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복숭아나무를 캐내고 일손이 적게 드는 유실수를 심을 계획"이라고 했다.
폐원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농림부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농림부는 올해 예산 234억원을 확보해 시.군별 실사를 거쳐 보상순위를 정한 뒤 5년간 폐원을 조건으로 시설포도는 평당 3만4천383원, 복숭아는 1만1천490원의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예산으로는 청도지역 복숭아밭 폐원 보상금조차 못줄 지경이다.
청도군 농업기술센터 채장희 소장은 "향후 5년간 폐원신청을 받지만 농민들은 행여 제도가 바뀌어 보상금을 받지 못할까봐 폐원신청을 서두르는 것 같다"며 "쥐꼬리 예산을 확보해 보상에 나선 농림부 당국자의 정책판단 실수"라고 꼬집었다.
경북도청 농수산국 김재석씨는 "전국적으로 폐원 신청이 당초 농림부 예상을 크게 웃돌아 시.군 실사를 통해 조건불리 지역이나 소규모 농가, 고령 농민 등에게 우선 보상권을 주고 2, 3년에 걸쳐 연차적으로 보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북도내 폐원보상 신청규모는 복숭아의 경우 3천13ha로 전체 재배면적의 42%이며 시설포도는 87.4ha로 전체 포도재배 면적의 16%, 키위는 0.6ha로 전체 재배면적의 33% 수준이다. 청도.정창구기자 jungc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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