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통시장에 전자상거래 바람

◇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함께

대형소매점들이 전자상거래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겸한 업태의 성장가능성이 주목된다.

홈플러스는 일부를 제외한 대구지역을 대상으로 15일부터 인터넷홈페이지(www.homeplus.co.kr)에서 인터넷 장보기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2002년부터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터넷 장보기 서비스는 점별로 하루평균 350여건의 주문이 접수되고 평균결제금액은 8만3천원에 이르고 있어 홈플러스측에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롯데닷컴(www.lotte.com)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96년 처음 생긴 롯데닷컴은 지난해까지는 매달 성장률이 100%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수직성장을 계속해오다 올해 들어서는 잠깐 주춤하고 있다. 600만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지난 한해 매출이 3천700억원에 이른다.

롯데닷컴 윤현주 차장은 "기존 백화점.대형소매점의 시장을 뺏는다기 보다는 파이를 키운다는 의미가 크다"면서 "구매의 편리 때문에 구매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11월쯤엔 인터넷 쇼핑몰을 선보인다는 계획이어서, 홈플러스와 이마트, 롯데마트 등의 오프라인에서의 싸움이 온라인으로까지 번질 전망이다.

◇ 전자상거래 활성화, 기존 유통업체들의 위기인가, 기회인가?

인터넷 쇼핑몰시장은 단기간에 엄청난 속도로 성장을 계속 해왔다. 2004년 현재 인터넷쇼핑몰 수는 3천474개에 이르며 한달 거래액은 6천483억원 규모이다. 2003년 국내 인터넷쇼핑 시장 규모는 7조원에 이르며 전문가들은 2010년엔 약 19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은 전체 소매유통업보다 높은 15.2%를 기록하고 있어 전체 소매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8년 0.03%에 불과하던 것이 2003년 5%에서 2010년 8%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쇼핑몰들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 대해 기존 업태들은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대형소매점 인터넷 쇼핑몰 관계자는 "대형소매점들이 온라인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긴 하지만 투자금액에 비해 이익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오프라인 매장들이 앞다퉈 인터넷 쇼핑몰을 도입하는 것은 수익모델의 개념이 아님을 내비쳤다. 관계자는 "현재 오프라인에서 하지 못하는 배달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추가로 해준다는 의미일 뿐, 인건비, 물류비, 시스템비용 등을 생각하면 적자를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시장 잠식도 우려된다. 인터넷쇼핑몰이 활성화될 경우 같은 점포끼리 경쟁하는 사태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e비지티스팀 김종대 주임은 "오프라인 잠식 비율은 30%대 미만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주임은 "기존 홈플러스 이용고객보다는 재래시장 쇼핑객들과 타 대형소매점 고객을 흡수하는 비중이 더 크다. 또 인터넷 쇼핑몰 시장은 누가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당장의 손실을 감안하고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백화점 업계는 1999년 각각 인터넷쇼핑몰을 개설, 운영하고 있지만 동아백화점 인터넷쇼핑몰(www.dong100.com)은 지난해 매출 18억원, 대구백화점 쇼핑몰(www.debeceshop.co.kr)은 32억원으로, 전체 백화점 매출에 비하면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백화점업계에서 온라인 시장의 폭발적인 확대를 두고볼 수 만은 없는 실정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쇼핑채널은 주로 오프라인 채널로부터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백화점에서 인터넷 쇼핑채널로의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발표하는 등 고객 이탈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백프라자 김태식 이사는 "현재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 새로운 업태가 출현,성장하는 유통환경에서 백화점이 앞으로 사양길로 갈 것인지, 성숙기에 들어설지는 두고봐야 알 것"이라면서 "성숙기의 지속을 위해서 백화점의 컨셉을 확실히 정해 소비자의 축을 좁혀가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반 영세 슈퍼마켓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디지털 슈퍼'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시스템 비용을 업주들이 감당하기 어렵고 인터넷 주문을 실시해도 인터넷으로 장을 보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포기하는 가게가 속출하고 있다.

중부슈퍼마켓협동조합 손두재 이사는 "인터넷 장보기 사업을 발빠르게 시작하긴 했지만 홍보나 비용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곳이 많다"면서 "결국 같은 인터넷쇼핑몰이라도 대자본을 가진 곳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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