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년 만의 결혼식...늦깎이 부부 4쌍 합동결혼

"힘든 세월에 주름살도 생겼지만 마음만은 새신랑, 새신부입니다.

"

7일 오후 5시 동구문화체육회관 내 웨딩홀에서는 나이 든 4쌍의 부부가 늦깎이 합동 결혼식을 올렸다.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아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살아온 지 20년을 훌쩍 넘긴 김성복'최복선씨 부부를 비롯해 노천호'김정숙씨, 이동우'허정인씨, 강태구'김영미씨 등 4쌍의 신랑'신부가 나란히 주례 앞에 선 것.

함께 산 지 20년 만에 결혼식을 올린다는 김성복(48'동구 효목동)씨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동사무소 직원의 권유로 결혼식을 하게 돼 아내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은 덜게 됐다"며 "형편이 좋질 않아 신혼여행은 8일 아침 팔공산 동화사에 들러 함께 불공을 드리는 것으로 대신할 것"이라고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또 16년 만에 결혼예복을 입은 이동우'허정인 부부의 결혼식을 지켜본 시어머니 김길한(63'여)씨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김씨는 "아들이 20대 초반의 나이에 일찍 부부의 연을 맺으면서 제대로 식도 못 올려 준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었는데 이렇게라도 드레스를 입혀 주게 돼 며느리 볼 낯이 생겼다"며 "어느 새색시보다도 우리 며느리가 제일 이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합동 결혼식은 '대구 반월로타리클럽'에서 국제로타리클럽 탄생 100주년을 기념, 지역사회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기획한 것. 여성원 반월로타리클럽 회장은 "어려운 형편으로 평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이웃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합동결혼식을 추진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무료급식과 고아원 성금기탁, 장학금 지급 사업, 백혈병어린이 돕기 등 여러 분야로 사회복지사업을 계속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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