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경화 말기 김정이씨 "딸 위해 꼭 일어날래요

"내년 지경이의 세번째 생일을 볼 수만 있다면…."

간경화 말기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김정이(38.북구 태전2동)씨. 그녀는 딸 지경이가 두돌을 맞이한 지난 6일에도 병원치료를 받으러 가느라 생일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

김씨는 늦어도 두세달 안에 간이식 수술을 받지 못하면 생명을 보장할 수 없는 상태.

그녀는 "한때는 수술비 때문에 생을 포기하려 했지만 이제 겨우 두돌을 맞은 지경이를 보면서 살고싶다는 생각만 간절할 뿐"이라며 "어려운 형편에 수술비 5천만원 마련은 꿈도 못꾸는 형편이지만 딸을 위해 잘 될 것이란 생각에 남편(43)의 간을 이식받는 준비를 진행중"이라고 했다.

지난달 응급실로 실려간 김씨가 몇시간 동안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병원측에서 '더 이상 수술을 미루면 가망이 없다'며 수술을 종용하고 나선 탓이다.

김씨가 투병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12월부터. 계속되는 감기 증세로 'C형간염'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것.

더구나 이때 마침 지경이를 임신하게 되면서 김씨 상태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태아에 영향을 끼칠까 약을 함부로 복용하기도 어려웠는데다 영양분을 모두 아기에게 빼앗기는 상황이 열달간 계속되면서 지경이가 태어날 쯤 되자 김씨는 간경화로 나빠져 버렸다.

하지만 김씨는 "그래도 수차례의 유산끝에 8년만에 들어선 아기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며 "아마 지경이가 없었으면 이만큼 버티는 것도 힘들었을 것"이라며 지경이를 감싸 안았다.

이제 남은 문제는 수술비 5천만원을 마련하는 일. 남편 박세관(43)씨의 간 60%를 떼내 이식하면 수술성공 가능성이 90%를 넘어설 것이란 병원측의 이야기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으나 수술전 병원에 예치해야 하는 돈 5천만원 마련 길이 까마득하기만 하다.

벌써 3년간 계속된 투병생활로 그나마 가지고 있던 아파트를 팔아 전세로, 또 다시 단칸 월세방으로 옮기고 병원비로 다 써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씨가 한달에 두세번 이상 합병증으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가는 탓에 박씨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김씨 간호에만 매달린지 벌써 1년이 넘었고 기초생활 수급대상자로 받는 생계비 45만원으로는 겨우 생활하는데도 빠듯할 따름이다.

"어린 지경이도 엄마가 아프다는 걸 알고 가끔 엄마가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면 같이 울기 일쑤입니다.

제발 돈이 없어 지경이가 엄마를 잃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엄마의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 옆이 좋은 탓에 해 맑게 웃는 지경이를 지켜 보는 김씨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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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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