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하철, 직원 반 넘게 빠져도 '순조'

경영방만 지적 나와

대구지하철 노조의 파업이 50일째나 이어지고 전동차의 운행 간격도 종전 5~6분에서 10분으로 길어졌지만 당초 우려와 달리 별다른 안전사고가 없는 데다 지하철 승객도 파업 전의 90% 수준으로 회복되는 등 지하철 운행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지하철이 지난 98년 개통된 이후 해마다 큰 폭의 적자를 보이면서도 경영은 전반적으로 방만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지하철은 현재 전체 노조원 1천61명 가운데 72%가 파업에 참가, 전체 직원 1천345명 중 43%만이 근무를 하고 있다.

또 현업에 투입되는 인력이 줄어듦에 따라 전동차의 운행도 종전 5~6분 간격에서 10분으로 늘어 전동차 운행 대수를 줄였다.

그러나 대구지하철 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승객은 월요일인 6일 12만7천900여명, 5일(일요일) 11만여명, 4일(토요일)은 14만2천500여명으로 파업전의 90%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지하철이 두 달 가까이 파업하는데도 승객 수가 비슷하고 운행에도 문제가 없는 만큼 파업이 끝난 뒤 공사의 예산, 인력, 경영 등 운영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파업 이후의 지하철 운영 상황을 보면 그간의 경영이 지나치게 방만하게 이뤄져 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파업이 계속돼 두번째 월급 지급일(20일)이나 추석까지 이어질 경우 사태는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무노동 무임금에 대한 노사의 부담이 더욱 커지는 데다 명절 떡값은커녕 월급도 받지 못해 고향에도 가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높기 때문.

그러나 민주노총 위원장, 대구시장, 노동청장 등이 모두 나섰지만 노사는 지난 8월 이후 단 두차례 교섭만 가졌을 뿐 고소'고발 등 갈수록 갈등이 커지고 있어 별다른 해결책을 찾아볼 수가 없는 형편이다.

대구지방노동청 관계자는 "관련 기관들도 더 이상 도와줄 방법을 찾지 못하고 , 노사도 서로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사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노사가 모두 처음 겪는, 지하철 사상 초유의 초장기 합법 파업이어서 파업 문제가 어떻게 진행될지 내다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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