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 1개 3천500원..."장보기 겁난다"

"들었다 놨다... 고민만 계속 합니다".

연일 치솟는 농·수산물 가격으로 주부들의 장바구니도 덩달아 가벼워지고 있다.

올 여름 폭염과 뒤이은 태풍으로 채소, 과일 값이 오르고 수산물도 수온상승으로 지난해 비해 큰 폭으로 오르자 주부들은 장보기가 두렵다고 말할 정도.

10년 차 주부 김희은(37)씨는 "무 1개 값이 한 끼 식사비에 맞먹는 지경에 장을 볼 용기조차 나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무 값은 작년 한 개 1천500원에서 올해 3천500원으로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 또 우정미(43.북구 침산동)씨는 "애들이 생선을 좋아하는데 갈치 1마리에 1만5천원, 고등어도 한 손에 6천원이니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발길을 돌렸다.

천정부지로 뛰는 물가에 주부들은 저녁에 된장찌개를 식탁에 올리려 해도 그 가격이 만만찮다. 식구가 네 명인주부 임모(34)씨는 "집에서 된장찌개를 끓일 여면 1만원은 족히 들거다"며 "두부도 요새는 유기농 두부다 해서 2천원이나 하고 소고기 한 웅큼 넣으면 3천5백원, 무 하나에 3천원이 넘으니 차라리 외식을 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주부들이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해가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다.

5년 차 주부인 김모(32)씨는 "젊은 주부여서 물가에 둔감했는데 요새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느낀다"며 "작년에 비해 생활 물가가 30% 이상은 오른 거 같아 식료품비 부담 때문에 과일 같은 부식에는 눈도 돌리기 힘들 지경"이라고 말했다.

상인들도 높은 물가가 부담되기는 마찬가지. 칠성시장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김순재(43)씨는 "경기 침체로 예년에 비해 장사가 안 되는 마당에 가격마저 오르니 손님들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에 주부들은 정부의 물가 정책에도 쓴 소리를 했다. 홍모(35)씨는 "정부에서 발표하는 물가지수와 체감물가의 차이가 너무 크다"며 "가뜩이나 불황에 형편이 좋지 않은데 물가라도 잡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대책을 요구했다.

한편 장바구니 물가가 계속 오르자 주부들의 쇼핑패턴에도 변화를 보였다. 깨끗하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할인점을 찾던 고객들도 가격이 싼 재래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부 최은실(32)씨는 "할인점은 특판 행사하는 품목만 사고 농·수산물은 가격이 싼 재래시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모 할인점 과일코너 직원 김모(41)씨는 "주부들이 행사 품목만 골라서 사고 양도 예전에 비해 하나씩 줄여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