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주전급 1명 잠적...전종화 코치 출두

병역 비리 관련 브로커들에게 선수들을 소개시켜준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라이온즈 전종화 배터리 코치가 9일 오후 경찰에 자진 출두하면서 병역비리에 연루된 삼성 선수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전 코치가 이날 구단 측에 경찰에 자진 출두 의사를 전한 뒤 연락을 끊었다고 밝혔다.

전 코치는 삼성 소속 선수 5명을 브로커에게 소개해주고 대가로 1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코치로부터 브로커를 소개받아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 주전급 한 선수가 8일 오후부터 구단과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그동안 비리 의혹을 받아온 이 선수는 8일 "개인적인 일로 서울 집에 간다"며 팀을 이탈한 후 24시간이 지나도록 구단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선수의 포지션으로 볼 때 전 코치와 연관이 있는 것 같다"며 "9일 팀에 합류키로 했으나 아직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병역 비리 파문이 터진 후 아직까지 경찰에 한 명의 선수도 소환되지 않은 삼성은 전종화 코치를 시작으로 10일 서울에서 열리는 LG전을 전후해 수사 리스트에 오른 선수들에 대한 소환이 있을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병역비리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 중 A급 야구선수들 10여명과 유명 연예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경찰이 당초 브로커 우모(38)씨와 김모(29)씨의 '고객명단'과 휴대전화 통화내역, 병역면제를 요청한 사람의 진단서 등을 추적해 수사대상에 오른 인물은 모두 167명으로 이들 중 80여명을 사법처리 대상으로 지목했다.

9일 외부에 알려진 병역기피자 명단에 따르면 모두 167명의 병무청 병역기록이 조회된 가운데 50명 가까이가 병역면제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야구선수는 경찰의 당초 발표보다 5명이 늘어난 55명이다.

이들 중에는 지난 2000년 병역면제자가 된 두산의 에이스급 투수 P씨와 K씨, 주전타자인 SK소속 K씨와 LG의 K씨, 한화 L씨 등 10여명의 주전급 선수들이 끼어 있다.

또한 탤런트 송모씨와 장모씨, 한모씨 등 유명 연예인 3명은 지난 98년부터 2000년 사이 '사구체신염'이라는 동일 병명으로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았으며 연기자 신모씨는 지난 5월 신증후군으로 병역면제자가 됐다.

이처럼 주전 야구선수 10여명과 유명 연예인들을 비롯한 30여명이 면제처분을 받은 시기는 병역법 위반 공소시효(3년) 범위를 벗어난 때였다.

경찰은 그러나 공소시효 완성 여부를 떠나 병역비리 관련자를 소환 조사하고 혐의사실을 병무청에 통보, 신체검사 재검 등을 받도록 할 방침이어서 이번 수사로 야구계와 연예계에 미칠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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