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중국 두 리더의 권력 암투

중국의 세계적 영향력은 이제 아무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경제, 군사, 정치적으로는 물론, 중국의 안정은 동아시아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특히 대만과 홍콩의 장래는 중국의 리더들이 어떤 정책을 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중국 권력의 두 축인 후진타오 당 총서기와 장쩌민 중앙군사위 주석의 힘겨루기가 다시 시작돼 동아시아 이웃 나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장쩌민 중앙군사위 주석이 최근 이달 하순에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16기 전국대표회의를 앞두고 느닷없이 주석직을 내놓겠다는 뜻을 비쳤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2000년 후지타오에게 총주석직을 물려주었던 장쩌민이 명실상부한 후진타오 시대를 열어 주기 위한 것이라 분석하고 있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재추대를 받아 후진타오를 견제하기 위한 전술로 해석한다.

두 사람의 갈등관계가 이제 한계에 이르러 터질때가 됐다는 것이다.

▲사실 후진타오와 장쩌민의 정책은 밖으로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상당한 차이를 보여 왔다.

후진타오는 '화평굴기(和平堀起)'를 내세워 가급적이면 중국의 경제, 군사, 정치적 발전이 현재의 국제질서를 깨지 않는 방향으로 전개해 왔다.

그래서 홍콩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대대적 시위를 벌이고, 대만이 자주독립을 외쳐도 구체적인 대응은 자제해 왔다.

▲그러나 장쩌민은 후진타오의 '화평굴기'를 못마땅해 하며 강경노선을 취해왔다.

그는 지난 8월 인민해방군 기념일에 홍콩에 3천여명의 군인과 함께 탱크와 비행기를 보내 대대적 가두시위를 벌이게 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천수이벤을 압박하기 위해 1만8천명의 군인을 동원해 육.해.공 대만봉쇄 훈련을 벌였다.

▲장쩌민이 군사분야를 넘어서 다시 실권을 잡느냐 잡지 못 하느냐는 우리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북핵문제도 후진타오는 미국이나 일본에 동조,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포기를 설득하는 입장인 반면, 장쩌민은 미국이 더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더욱이 장쩌민은 싱가포르와 오스트레일리아에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개입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강요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의 권력암투가 어떻게 결말날지 알 수 없지만 그 불똥이 우리에게도 크게 튀지 않을까 걱정이다.

최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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