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산 서부·백천지구 학교신설 지연 논란

수천 가구가 새로 들어서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초교와 중학교가 제때 들어서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들만 골탕을 먹게 됐다.

경산시 서부 및 백천 택지개발지구에는 공동주택 각각 3천10가구와 2천671가구가 건립돼 일부에선 이미 입주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경산시교육청은 서부동 서부지구에는 옥곡초교(2005년 3월 개교 예정)를, 남부동 백천지구에는 백천중학교(2006년 3월 개교 예정)를 각각 신설하기로 했다.

백천지구의 경우 신규 아파트 4개 단지가 들어서면 가구수는 기존 아파트 등을 포함해 무려 4천55가구로 늘어난다.

문제는 이곳에 초등학교는 한 곳도 없는데 비해 중학교는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문명중(9학급)과 2006년 3월 개교 예정인 백천중(30학급) 등 2개교가 신설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때문에 백천지구와 주변 학생들은 최고 2km 가량 떨어진 서부동 옥곡초교까지 등교해야 할 형편이다.

학생들은 왕복 6차로인 국도 25호선과 서옥교 등을 건너야 하기 때문에 등하교시 적잖은 위험에 노출된다.

백천지구 입주 예정자들은 "차라리 문명중의 학급수를 늘려서 중학생을 수용하고, 대신 백천중 신설 예정지에는 초등학교를 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경산시 교육청 관계자는 "옥곡초교가 개교하면 통학거리는 다소 멀지만 백천지구 학생들을 수용하는데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초등학교를 신설하는 것은 예산이나 부지 확보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오는 9월 말부터 입주예정인 대평동 주공그린빌아파트(1천278가구) 초등학생들은 당장 이번 학기부터 수용학교와 통학에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

이 아파트에 입주하는 초등학생 230여명은 0.8km 떨어진 정평초교 대신 1.8km가량 떨어진 임당초교까지 가야 한다.

이 아파트 학군이 북부동에 있는 임당초교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임당초교(6학급)는 교무실, 교장실, 행정실, 유치원, 과학실 등을 빼면 실제 학생 수용이 가능한 교실은 11칸에 불과하기 때문에 신규 학생 수용도 어렵다.

또 학생들은 인도조차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도로를 횡단해 폭이 좁은 농로를 따라 통학하는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학생수 증가에 따른 학교시설 확충과 안전한 통학로 확보 등의 기본적인 대책도 없이 배정하는 바람에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비난했다.

교육청 측은 "대평그린빌 아파트 초등학생들의 경우 임당초교로 배정되면 당장 학급수 증가에 따른 교실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며 "내년도 예산을 확보해 교실 9칸 등 학교시설 확충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학부모들은 "도시계획을 확정하는 단계부터 학교 시설은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매번 택지개발 시행자와 주택업체 등이 상업·근린시설, 주거용지 등 '돈 되는 택지' 비율만 높이기 때문에 신설학교 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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