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지하철의 '화합된 추석' 기대

대구지하철 파업 55일째(13일 기준). 폭풍전야처럼 조용한 분위기다.

한동안 이어지던 고소 등 법적 공방이 멈췄고, 노사간의 마찰음도 크게 줄었다.

비공식적이기는 하지만 형식을 갖춘 노사협의가 지난달 31일의 본교섭 이후 처음으로 9일 열리고,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비공식적인 만남은 실무 협의조차 외부에 노출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인지 만남의 장소도 제3의 장소이다.

그런데 오히려 외부 시선의 부담없이 더욱 솔직하고 진지한 이야기가 오갈 것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 같은 기대의 이면에는 '추석'도 있다.

추석이 파업을 해결하는 아주 좋은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도 추석 전에 파업 사태가 마무리되기를 기대하며, 또 이를 원한다고 했다.

오는 20일 전에 해결되지 못한다면 추석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안타깝게도 추석이라는 좋은 기회마저 놓치게 될 경우 파업 사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우려가 높다.

게다가 추석 전에 사태가 마무리될 것을 기대하고, 또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관계자들도 적지않다.

역시 추석 때문이다.

심리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시기적인 면에서도 딱 좋다.

추석 연휴를 통해 재충전해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추석이 끝나면 새로운 달 10월이 바로 시작되는 것도 좋은 타이밍이다.

대구지방노동청 관계자도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는 노사간 묵은 감정을 다 털고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파업이 길어질수록 고소.무노동 무임금 등 심각한 많은 문제들이 추가돼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을 노사도 잘 알고 있는 만큼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파업이 끝나도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남아있다.

때문에 파업이 더 이상 길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지역민심이다.

어울림.화합의 한가위가 지하철노사의 화합을 이끌어내 파업 사태를 해결하는 데도 힘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