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날뫼북춤·살풀이, 3차원 영상화

대구시 지정 무형문화재인 '날뫼북춤'과 '살풀이' 춤사위가 3차원 컴퓨터 영상물로 다시 태어난다.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홍종흠)은 대구시 지정 무형문화재 제2호 '날뫼북춤'과 제9호 '살풀이'의 춤사위와 동작을 모션캡처 작업을 거쳐 3차원 동영상물로 구현한 CD를 제작·배포키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무형문화재를 대상으로 모션캡처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이 추진되기는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날뫼북춤은 대구 비산동 일대에서 전승돼 온 민속춤으로서 경상도 특유의 덧배기 가락에 맞추어 추는 북춤인데 1984년에 대구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기능보유자 김수배(77)옹은 16세 때부터 날뫼북춤을 배워 오늘날까지 맥을 이어오고 있다.

남도 무무(巫舞) 계열의 하나인 살풀이는 치마 저고리 차림에 흰 명주 수건을 든 춤꾼이 살(煞)을 푸는 몸짓으로 은은한 곡선미와 슬픔을 바탕으로 한 정서를 표현한 춤으로, 1995년에 대구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기능보유자 권명화(70·여)씨는 15세 때부터 명인들로부터 살풀이를 배워 일가를 이뤘다.

모션캡처 기술을 적용시켜 만들 영상물은 날뫼북춤 10분 정도, 살풀이 20분 정도 분량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센서를 부착한 기능보유자가 펼치는 춤사위는 데이터화해 컴퓨터에 저장된다.

이 데이터가 입력된 3D 가상캐릭터가 날뫼북춤과 살풀이를 추는데, 클릭 지점에 따라 각기 다른 시점으로 동작을 살필 수 있으며 관절의 움직임을 비롯해 발과 손, 손가락 등 세부 동작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대구문예회관은 일련의 컴퓨터 작업과정을 대구지역의 업체에 의뢰할 계획이다.

홍종흠 대구문예회관장은 "대구시 지정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들이 고령화되면서 이들이 직접 출연하는 공연 기회도 적어지고 있다"며 "날뫼북춤과 살풀이를 모션캡처 방식으로 디지털 자료화함으로써 기능 보유자들의 예술적 기예들을 정리해 보존하고 교육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문예회관은 이와 함께 '한국전통무용 맥 - 원류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11월 29, 30일 대구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도 연다.

김수배 옹과 권명화씨를 비롯해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및 단체가 출연할 예정.

대구문예회관의 대구시지정 무형문화재 디지털 자료화 및 '한국전통무용 맥'에는 총 6천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특히 이 사업은 문예진흥기금이 폐지되는 대신 도입되는 로또 판매기금을 지방문예회관 기획공연비로 지원받아 추진하는 대구 첫 사례여서 주목된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사람의 움직임을 데이터화해 컴퓨터가 만든 가상의 캐릭터에 입히는 기술. 사람의 관절에 마커(센서)를 부착, 마커들의 위치·회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인식시켜 가상 캐릭터로 재현한다.

이 기술은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 시리즈 등 영화 등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돼 매우 사실적인 영상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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