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잡아 봐라"...유사 '용공 유인물'

국보법 존폐논쟁 틈타고 기승

'나잡아 봐라...'

국가보안법 존폐를 놓고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유사(?) 용공 유인물이 나돌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B4용지 크기의 이 유인물은 두드려 소리를 내는 타악기 '북'을 가로, 세로 각 2cm 정도 크기로 그린뒤 '난 이 북이 좋아요. 나 잡아봐라'는 내용. 유인물에 담긴 속 뜻이 어떤 것인지는 몰라도 표현된 것으로만 본다면 '북한'이 아닌 타악기 '북'이 좋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일요일인 5일 새벽 1시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주변에서 27매가 처음 발견됐으며 이후 2-3시간 동안 동구 용계동 화물터미널 부근과 반야월 네거리 주변에서 추가로 19매가 잇따라 발견됐다"며 "이 유인물은 주민들의 신고로 모두 회수했다"고 밝혔다.

일단 경찰은 학생 운동권이나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단체에서 보수 세력을 비꼬기 위해 만든뒤 몰래 뿌린 것으로 보고, 전담반을 구성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한 사람을 잡더라도 처벌이 애매하다는 점.

대구경찰청 보안과 관계자는 "전단에서 지문을 채취, 수사중이지만 표현 내용이 애매모호해 제작자를 잡더라도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및 이적표현물 소지죄' 조항을 적용, 처벌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잡아도 골치고, 그렇다고 안잡을 수도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과 26일에는 부산대, 동아대, 부경대 등 부산의 대학가와 해운대구 중동 ㄹ아파트 인근 등에서 똑같은 내용이 적힌 가로 4m, 세로 1m 크기의 플래카드가 발견된 바 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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