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슬바람에 실려 귓전을 울리는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 그윽한 솔 향기가 코를 자극하는 영주 선비촌에서 하룻밤 묵고 가세요."
정연한 골기와를 얹은 기와집에 남정네들의 생활공간인 사랑채, 여인네들의 공간인 부엌, 대청마루, 초가와 저잣거리…. 선비촌에는 모든 것이 눈에 새롭다.
콘크리트 문화에 찌든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과거로의 여행'에서 얻는 또 하나의 수확이라고나 할까. 지금 유·불 문화의 집산지인 영주에 가면 한국의 전통문화와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되찾을 수 있다.
옛 선비들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전국 최대규모의 '선비촌'이 조성돼 22일 문을 연다. 병풍처럼 둘러선 소백산과 맑은 죽계천이 이웃한 영주 선비촌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과 서민들의 소박한 일상을 통해 전통의 뿌리를 더듬을 수 있는 곳이다.
천년 고찰 부석사와 소수서원, 희방폭포와 풍기온천 등이 가깝고, 이제 선비촌까지 들어서면서 영주는 이제 전통문화 체험지로서 국내 최고의 명성을 얻게 됐다.
영주시 순흥면 청구리 소수서원 옆에 조성된 '선비촌'은 총 1만7천여평의 규모로 조선시대 양반과 상민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새로운 명물.
경북북부지역에 흩어져 있던 고택과 정자, 성황당 등을 이건하거나 본떠 7년여에 걸쳐 건립한 매머드급 민속촌으로 고래등 같은 기와집과 초가 등 12채의 숙박동과 강학당, 정자, 누각, 원두막, 상여집 등과 저잣거리까지 모두 40채의 옛 건물이 들어서 있다.
규모도 규모지만 선비촌 최고의 묘미는 가족과 연인이 함께하는 다양한 전통체험에 있다.
토담집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농삿일을 체험하고 전통복식 입어보기, 예절과 선비정신, 서당, 다례교육 등 옛 선비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경험해볼 수 있다. 또 상설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투호던지기와 널뛰기,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와 가마니짜기, 새끼꼬기, 연 만들기 등 전통문화 체험도 가능하다.
볼거리도 다양하다. 옛날 시장의 모습을 재현한 저잣거리에서는 실제 난장과 토속음식점, 특산품점 등이 운영된다. 특히 토속음식점에서는 인삼, 사과, 한우요리 등 영주만의 별미도 맛볼 수 있고, 저잣거리의 푸근한 인심도 방문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오는 22일 공식 개장을 앞두고 일반에 공개중인 선비촌에는 2만여점의 유물을 전시할 '소수박물관'도 함께 문을 열게 돼 인접한 소수서원과 함께 대단위 전통문화학습단지가 이뤄진 셈이다.
관람료(선비촌, 소수서원, 소수박물관)는 어른 3천원(단체 2천500원), 청소년·군인 2천원(1천500원), 어린이 1천원(800원)이며 영주시민에게는 50% 할인혜택을 준다.
선비촌 하루 숙박료는 해우당고택, 두암고택, 인동장씨종택, 만죽재고택 등 상류층의 기와집은 3만원(2인1실)~ 5만원(4인1실 기준)선이다.
김상진가, 김문기가, 김세기가 등 중류층 기와집은 2만5천원(2인1실)~4만원(4인1실)선. 장휘덕가, 김뢰진가, 김규진가, 두암고택 가락집, 이후남가 등 서민들이 살던 초가는 2만원(2인1실)~4만원(4인1실). 수세식 세면장과 샤워시설을 갖추고 있어 한옥의 불편함이 전혀 없다.
식사는 저잣거리에서 해결할 수 있으며 각종 특산품과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다. 054)638-5830~2
영주.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볼거리
◇소수서원=최초의 사액서원인(사적 제55호) 소수서원은 아름드리 솔숲 속에 자리하고 있다. 은은한 솔향기와 맑은 개울이 조화를 이뤄 계절을 실감케 한다. 국보 111호인 회헌 안향선생 영정과 보물 3점, 명륜당, 동재, 서재, 학구재 등 고건축물들이 즐비하다.
◇부석사=화엄종찰 부석사는 고려시대 목조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무량수전(국보 제18호)을 비롯 석등, 조사당, 소조여래좌상 등의 국보를 볼 수 있다. 또 안양루, 범종루 등 고색창연한 건축물들이 가람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가을에 찾는 부석사는 일주문~천왕문 앞 당간지주까지 500여m 은행나무길과 안양루 뒤편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는 석양은 사찰의 고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운치를 더한다.
◇풍기온천=지하 800m의 불소가 함유된 알칼리성 유황온천수로 만성관절염, 신경통, 동맥경화증, 당뇨병, 만성기관지염,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
▨특산물
◇풍기인삼=조선팔도 최고의 인삼으로 이름높다. 간장보호, 노화방지, 두뇌활동 촉진, 신체허약 개선, 체력증진 등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고 있다. 054-636-7948.
◇영주사과=전국 사과생산량의 13%를 차지하는 영주사과는 일교차가 심한 소백산 자락의 지형적 특성과 독특한 점토질 토양으로 맛과 향이 탁월하다. 054-636-3209.
◇영주한우=전국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한우는 농협 서울축산물공판장에서 최고급육 판정을 받을 정도로 우수하다. 054-634-0201.
▨먹을거리
청정지역의 다양한 먹을거리를 맛볼 수 있다. 전통 묵밥(1인분 3천원)으로 유명한 순흥전통묵집(054-634-4614)과 오리한방백숙(4인기준 2만원)·산채정식(1인분 4천원)이 유명한 청다리 옛집(054-633-4288) 등이 선비촌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냉면 잘하기로 소문난 영주시 함흥냉면(054-631-2267), 풍기읍 서부냉면(054-636-2457)도 가볼만하고 이밖에 영주한우에 풍기인삼, 한약재를 넣어 요리하는 풍기인삼갈비식당(054-635-2382)도 유명하다.
▨교통
◇승용차: 중앙고속도로 풍기IC~풍기 소재지~순흥방향 931번도로~순흥~소수서원.선비촌
◇대중교통: 동대구역에서 풍기-영주행 무궁화, 새마을호 열차 하루 4회(주말 5회) 운행하고, 북부정류장에서 고속버스 하루 32회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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